'바람 솔솔' 한라산 vs '이열치열' 바다…제주 막바지 피서 절정

한라산 빼고 전국 폭염 특보…해수욕장·노천탕 북적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야영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2025.8.2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피서철은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폭염 기세는 꺾일 줄 모르면서 제주 한라산과 해수욕장 곳곳이 더위를 이기려는 도민과 관광객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24일 찾은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야영장은 시원한 나무 그늘이 우거져 한낮에도 어둑어둑했다. 제주 시내에서 35~36도를 넘나들던 차량 온도계는 산간으로 들어서자 29도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고원 도시' 강원도 태백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며 전국 폭염 지도에서 빠진 곳은 한라산이 유일하다.

주말을 맞아 1박2일 캠핑을 떠나온 가족 단위 피서객부터 간단한 먹거리를 싸 들고 야영장 평상을 찾은 이들 모두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불볕더위를 피했다.

가족들과 야영장을 찾은 오 모 씨(33)는 "여름 내내 해수욕장이나 계곡 물놀이만 하다 간만에 산으로 올라왔는데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얼마 만에 느끼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제주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4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쫓고 있다. 2025.8.2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날 오전 이미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가까이 치솟은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도 '이열치열'을 즐기는 피서객으로 붐볐다.

9월을 코앞에 뒀지만, 여전히 살갗이 따가울 정도의 햇볕이 내리쬐면서 피서객들은 짐을 풀 새도 없이 바다로 뛰어들기 바빴다.

파도를 가르는 레저보트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해 보기만 해도 무더위를 잊게 하는 풍경을 선사했다.

미지근한 바닷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한여름에도 15~18도의 얼음장 같은 수온을 자랑하는 도심 속 용천수 노천탕은 도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피서지다. 이날 제주시 삼양동 샛도리물, 도두동 오래물, 외도동 월대천, 서귀포시 예래동 논짓물 등에도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는 도민들로 북적였다.

산지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무더위는 앞으로도 이어진다.

기상청은 당분간 습하고 체감온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해안지역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예보했다.

산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지만, 시원함은 잠시 습도가 더 높아지면서 체감온도를 되레 끌어올리고 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