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賤 UTD' 선 넘은 지역 비하…박찬대 인천시장 "좌시 않겠다"(종합)

FC서울 일부 팬 '인천→人賤' 현수막 게시…지역사회 반발 확산
K리그 클린센터 신고 접수…스포츠계 징계 여부 주목

지난 5일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인천유나이티드 경기 직후 FC서울 응원단이 내건 걸개.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갈무리·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프로축구 '경인 더비'에서 FC서울 일부 팬들이 인천을 '人賤'(사람 인·천할 천)으로 표현한 현수막을 두고 인천 지역사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공식 성명을 낸 데 이어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도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응 방침을 밝혔다.

8일 인천시와 인천 유나이티드 등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직후 불거졌다.

경기 종료 뒤 FC서울 응원석에는 '전달水 + 조건盜 = 人賤 UTD'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인천의 한자 표기인 '어질 인'(仁)과 '내 천'(川) 대신 '사람 인'(人)과 '천할 천'(賤)을 사용한 표현이다.

현수막에는 인천 구단 전·현직 대표이사를 겨냥한 표현도 담겼다. 전달수 전 대표이사의 이름 가운데 '수'는 물 수(水), 조건도 현 대표이사의 '도'는 도둑 도(盜)로 각각 표기됐다.

물 수(水)자는 2024년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직후 인천 일부 팬들이 그라운드로 물병을 던져 논란이 된 이른바 '물병 투척 사건'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도둑 도(盜)자는 최근 인천 구단을 대상으로 구단 이사회의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팬들 사이에서는 상대 구단을 향한 응원이나 도발의 범위를 넘어 인천이라는 지역을 비하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 구단은 지난 7일 공식 성명을 내고 "인천이라는 지역명 자체를 모욕적인 의미로 변형한 표현은 인천이라는 도시와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고 밝혔다.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해당 현수막은 축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도를 넘어 팬들과 인천시민을 모욕한 행위"라며 "구단주로서, 인천시장으로서 우리 팬들과 인천시민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 분노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열정적인 응원은 스포츠에서 꼭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 응원은 진정한 응원이라 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와 책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경기에서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이 논란이 된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난 6월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배재고 학생들이 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었다. 이후 학교 측이 사과하고 관련 학생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다.

이번 현수막과 관련해서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 팬들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 클린센터'에 해당 사안을 신고했다. 클린센터는 승부조작이나 부정행위뿐 아니라 스포츠 인권·윤리와 관련한 신고도 접수하고 있다.

K리그 상벌규정에는 경기장 관중에 의한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이 발생할 경우 구단에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제재금 또는 경고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클린센터를 통해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현수막과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