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있다면서요"…'금품 자랑' 지인에 흉기 휘두른 40대
강도 살인미수 혐의 징역 10년
'장물 보관' 여자친구, 징역 4개월
- 이시명 기자
(부천=뉴스1) 이시명 기자 = "형님, 돈 한 덩어리 더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지난 1월 27일 새벽 경기 부천시 한 오피스텔.
강도 범행을 결심한 A 씨(45)가 지인 B 씨(51)를 향해 흉기를 들기 전 건넨 질문이다.
안마시술소 직원이었던 A 씨는 약 2년 전 가게를 방문한 B 씨를 알게 됐다.
평범한 손님과 직원 사이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B 씨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계기로 달라졌다.
B 씨가 같은 달 자신의 집에 귀금속과 현금이 있다는 자랑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A 씨에게 보낸 것이다.
A 씨는 이를 계기로 B 씨의 금품을 빼앗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A 씨는 여러 차례 B 씨에게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거듭된 권유에 B 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B 씨 집에서 함께 보쌈을 먹었다.
밥을 먹은 뒤 A 씨의 본심이 드러났다. A 씨 시선은 자연스럽게 컴퓨터 책상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1960만 원 상당의 금화 2개(16.5돈)와 은화 1개(8.2 돈), 현금 500만원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A 씨가 메시지에서 봤던 '돈 한 덩어리'는 보이지 않았다.
A 씨가 "형님, 돈 한 덩어리 더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라고 묻자, B 씨는 "내 주머니에 있지"라고 답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 사이 A 씨는 주방으로 들어가 흉기를 손에 쥐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온 B 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미식축구 경기를 틀고 A 씨에게 경기 규칙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 씨는 B 씨 뒤로 다가간 뒤 목 부위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B 씨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집 밖으로 몸을 피했다.
그 사이 A 씨는 컴퓨터 책상 위에 있던 금품을 들고 달아났다.
범행 직후 인천 부평구 자택으로 돌아온 A 씨는 여자 친구 C 씨(52)에게 훔친 금품을 건넸다.
C 씨는 같은 날 오후까지 A 씨가 건넨 금품을 자신의 가방과 화장대 서랍 등에 보관하며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에 붙잡힌 A 씨는 구속 상태로, C 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강도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장물보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C 씨에게 징역 4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A 씨는 재판에서 "흉기는 위협하려고 들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C 씨도 "금품이 장물인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면 A 씨가 피해자 목과 같은 급소를 반복해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격 부위와 횟수,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하면 A 씨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C 씨에 대해서도 "경찰로부터 금화와 은화가 범죄 피해품이라는 설명을 듣고도 이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장물 보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현재 A 씨와 C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검찰도 항소했다.
이들의 항소심 재판은 인천고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아직 재판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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