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 로봇 수백대"…쿠팡물류센터 화재 '5층 사수' 총력(종합)

원인 불상 6층 발화…생활용품 등 가연물 탓에 진화 장기화
소방 "신속 대피로 큰 인명피해 막아…오늘 밤 초진 수준 목표"

20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쯤 발생한 화재는 50시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다. 2026.7.2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소방당국이 인천 서해구 쿠팡 제32물류센터 내 리튬배터리가 탑재된 물류용 로봇이 있는 5층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진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20일 현장 브리핑에서 "최초 화재는 1번 구역 6층에서 시작돼 7층으로 번졌고, 이후 2번 구역 6층과 7층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건물 내부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물이 적재돼 있어 극심한 열 축적이 발생했고, 복잡한 내부 구조로 소방대원 진입과 배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18일 발생한 불은 이날 오후 기준 55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현장에 비가 내리면서 진화에 일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소방당국은 건축물 내부 화재 특성상 빗물이 직접 화점까지 닿지 않아 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허 서장은 "옥상 부분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내부까지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5층에는 리튬배터리가 탑재된 물류용 로봇 수백 대가 있다. 불이 5층까지 확대될 경우 건물 전체로 연소가 급격히 확산할 우려가 있어 소방대원들은 직접 내부에 진입해 연소 확대를 저지하고 있다.

당국은 고가사다리차 등 특수차량을 건물 각 방면에 배치하고 열화상 드론으로 건물 내부의 열 축적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며 연소가 심한 구역에 장비를 집중 투입, 하부층으로의 연소 확대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허 서장은 "오늘 밤 안에 초진 수준까지 진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화재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민간 구조기술사와 안전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진화 작업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는 한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건물 주요 지점 3곳에 붕괴경보기를 설치했다. 현재 소방청 안전진단 전문가와 민간 구조기술사들이 현장에서 구조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연소가 끝난 구역에서는 현재까지 즉각적인 붕괴 위험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스프링클러 설비는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는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뒤 합동감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20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로6시 54분쯤 발생한 화재는 50시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다. 2026.7.2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번 화재는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쯤 서해구 쿠팡 제32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했다. 6층은 바닥 면적이 2만8329㎡로 축구장 면적의 4배 규모에 달한다.

화재 당시 근로자 121명은 모두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6층과 연소가 확대된 7층에는 작업자가 없었고, 화재 발생 직후 신속하게 대피가 이뤄지면서 대형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화 과정에서 소방공무원 2명이 다쳤다. 1명은 호흡곤란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명은 탈진으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서해구는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화재 현장 반경 116m 이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대피 반경은 소방과 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들이 건물 붕괴와 파편 비산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결정됐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신현초등학교와 신현북초등학교 등 임시대피소 2곳에는 90세대 169명이 머물고 있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면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