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추적 안 해도 등에 붙은 따개비로 바다거북 이동경로 확인"
인하대, 분석기법 개발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하대학교는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바다거북 등에 붙어 살아가는 따개비의 껍데기를 분석해 위성추적장치 없이도 바다거북의 이동경로를 복원할 수 있는 연구기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바다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대표적인 멸종위기 해양생물이다. 효과적인 보전을 위해서는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광범위한 바다를 이동하는 특성 때문에 위성추적장치 부착이나 직접 관찰에는 높은 비용과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제주도에서 좌초된 붉은바다거북 등에 붙어 있던 거북따개비의 껍데기를 초고해상도 안정동위원소 분석기법(SIMS·Secondary Ion Mass Spectrometry)으로 분석했다.
따개비 껍데기는 성장 과정에서 당시 해수의 수온과 염분 등 환경 정보를 층층이 저장하는 특성이 있어 나이테처럼 과거 이동 흔적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산소와 탄소 안정동위원소 변화를 시간순으로 분석하고, 따개비 성장곡선을 동아시아 해역 환경에 맞게 새롭게 보정해 바다거북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했다.
분석 결과 해당 붉은바다거북은 약 1년 6개월 동안 대만해협과 필리핀 해역, 류큐열도를 거쳐 제주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 뒤 제주에서 좌초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다른 붉은바다거북과 매부리바다거북에도 같은 기법을 적용한 결과, 붉은바다거북은 필리핀과 제주 해역을 오가는 장거리 이동을 반복했고, 매부리바다거북은 류큐열도를 따라 북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위성추적이 어려운 좌초 개체나 혼획 개체의 이동경로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살아있는 개체에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야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기법은 이미 좌초됐거나 폐사한 개체만으로도 이동 이력을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 책임자인 김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바다거북을 직접 추적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좌초 개체만으로 이동경로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양한 안정동위원소와 미량원소 분석을 결합하면 해양 대형동물의 이동생태 연구와 보전정책 수립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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