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지방재정 떠넘기기 유감"…인천, 1657억 독자 추경 편성

"중동發 민생위기, 인천형 민생지원 추경으로 돌파"
인천e음 캐시백 20% 상향, 주유비 리터당 400원 할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1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인천 독자 추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인천시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응해 독자적인 '인천형 민생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정부의 추경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영에 부담을 안기는 상황에서 자체 재원을 투입해 민생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4일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고환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천만의 독자적인 민생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1일 중동 전쟁에 따른 민생 피해 지원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26조 2000억 원으로 확정하면서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20%를 지방정부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민생 부담 경감을 위한 정부 추경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증가한 지방교부세를 정부 사업 분담금으로 사용하라는 취지의 정부 입장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용도를 일방적으로 지정한 데 대해 '재정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인천시는 정부가 지방정부에 부담하도록 한 20%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방비 분담분은 지방채 발행해 조달하고, 자주재원인 지방교부세 증액분은 '인천형 민생지원 추경'에 전액 투입해 인천시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총 1657억 원 규모의 '인천형 민생지원 추경'을 편성하고 4월 중 의회 심의를 거쳐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인천시 추경의 핵심은 인천e음 혜택 확대로, 총 1145억 원을 투입한다. 5월부터 3개월간 캐시백 비율을 기존 10%에서 20%로 올리고 월 사용 한도를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확대한다. 시민 1인당 최대 30만 원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유소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인천e음 사용처를 관내 모든 주유소로 확대해 리터당 약 400원(20%) 할인 효과를 제공할 방침이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유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전국 최저 수준의 비용으로 주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지원이 절실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30만 명에게 5만 원씩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택시·화물차, 농어업인 지원도 담겼다. 노후 택시 폐차 지원 대상을 666대에서 1600대로 대폭 늘리고, 화물차 유가보조금을 증액한다. 매달 5만원씩 지급되는 농어업인 수당을 농번기인 5월에 일시불로 1년 치 60만 원을 지급한다.

인천시는 이번 예산 증액에도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는 2015년 39.9%에 달하던 채무 비율을 민선 6·7기 강도 높은 재정관리를 통해 현재 14.9%까지 낮췄다. 이 과정에서 3조 7000억 원의 빚을 갚아 확보한 여력으로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시민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유 시장은 "현재 인천시의 채무 비율은 14.9%로 양호하다"며 "이 튼튼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는 당당히 맞서고, 시민의 삶은 두텁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추경과는 별개로 인천시 자체 추경 작업에 즉시 착수해 시민들께서 하루빨리 지원책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