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랜드마크' 개발, 경제성 부족에 제동…"사업 재구조화 추진"

주차장 지하화 비용만 1조 원…민간 참여 '0곳'
2조→6000억으로 축소…교통센터 활용해 '활로' 모색

사진은 싱가포르 주얼창이 공항 내부 레인 보텍스(Rain Vortex) 등.2023.11.23/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약 2조 원을 투입해 추진하던 제1여객터미널(T1) 장기주차장 부지 랜드마크 개발사업이 경제성 부족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30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T1 장기주차장 땅 38만㎡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복합문화시설 '주얼 창이(Jewel Changi)'를 모델로, 수경시설과 쇼핑몰, 숙박시설 등이 결합된 상업·문화 랜드마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공사가 지난해 11월 발주한 '인천공항 랜드마크 개발사업 타당성 분석 용역' 결과,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T1 장기주차장 부지를 개발하려면 기존 주차시설을 지하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만 1조 원에 가까운 비용이 소요돼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사는 민간사업자 약 40여 곳과 사업 참여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사업성 문제로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공사는 기존 계획을 전면 수정해 사업비를 약 70% 축소하는 방식의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애초 장기주차장 부지에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계획 대신, T1과 연결돼 있는 제1교통센터 외관을 랜드마크 형태로 조성하고 내부에 상업시설을 배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경우 총사업비는 기존 2조 원에서 약 6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이 투자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공항 랜드마크 개발사업 타당성 분석 용역'은 내년 9월 준공될 예정으로, 최종 사업 방식과 규모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이 완전히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교통센터에 랜드마크를 조성할 경우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