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회장 여기 오냐" 계란 투척 시위한 청라 전기차 피해자들

칼레니우스 행사장 앞 집회…"보상안 마련하라"

벤츠 코리아 시위 현장/뉴스1.재판매 및 DB금지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벤츠는 물러가라."

지난해 인천 서구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입주민들이 단체 항의에 나섰다.

청라제일풍경채 2차 피해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의 방한 행사장 앞에서 단체 집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40여명의 입주민은 "벤츠 코리아 양심은 어디 있냐"며 "책임회피 그만하고, 입주민들을 위한 정당한 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외치며 계란과 밀가루를 벤츠(E200)에 던져댔다.

벤츠코리아는 앞서 화재로 차량 전손이나 반손 피해를 본 입주민들을 위해 E200 차량 131대를 1년 조건으로 대여해준 바 있다.

그러나 대여 기간이 다음 달 종료될 예정이어서 차량 반납을 앞둔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입주민들은 "화재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을 돌려달라는 건 교통권 박탈"이라며 "입주민과 협의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츠 코리아 시위 현장/뉴스1.재판매 및 DB금지

벤츠 코리아 측은 대여 기간 문제에 대해 이미 연장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를 기본 계약 기간으로 했고, 입주민 요구에 따라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주민들과의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재는 작년 8월 1일 오전 지하 1층 일반차량 주차구역에 세워져 있던 벤츠 전기차(EQE350)에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며 시작됐다. 이 불로 주민 2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 959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소방 당국은 입주민들의 재산 피해액을 약 38억 원(부동산 24억 원, 동산 14억 원)으로 집계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당국, 벤츠 코리아와 합동 감식 및 정밀검사 등을 진행했으나 '외부 충격에 의한 차량 하부 배터리 팩 손상' 가능성만 제기됐을 뿐 정확한 발화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책임 주체가 흐릿해진 상황이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