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석 경사 당직팀장, 상급 기관에 1시간 늑장…사태 악화
"서에 보고하고 동료 깨워 대응하자"해 놓고 47분 만에 보고
문대림 의원 "늑장 대응 원인 파악 필요…근무일지는 거짓 보고"
-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갯벌 고립자를 구조하다 숨진 고(故) 이재석 해양경찰관(34) 사건과 관련해 당시 당직 팀장이 상급 기관 보고를 먼저 제안하고도 실제 보고는 약 1시간 뒤에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실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영흥파출소 무전 기록에 따르면 이 경사와 함께 당직을 서던 A 팀장(경위)은 지난 11일 오전 2시 43분쯤 "서(해양경찰서)에 보고를 하고 다른 동료를 깨워 같이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이 경사는 오전 2시 16분쯤 70대 중국인 남성이 갯벌에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물이 차오르고 있어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직접 들어가 보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이 경사의 무전은 오전 3시 6분쯤 알아듣기 힘든 음성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A 팀장은 오전 3시 14분 "재석아, 통화 가능하면 아무 때나 연락해 봐"라고 호출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3분 뒤인 오전 3시 17분 휴게를 마치고 돌아온 C 씨가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구명 서프보드라도 있어야 한다. 무동력 장비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A 팀장은 "예비 키를 못 찾겠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명 서프보드는 후미 제트펌프를 이용해 시속 30km까지 이동할 수 있는 동력 장비다.
A 팀장은 결국 오전 3시 30분 인천해양경찰서 등 상급 기관에 보고했다. 이 경사에게 보고 필요성을 먼저 언급한 지 47분 만이었다.
이와 관련 C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래전부터 A 팀장이 상급 기관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팀원들이 지적해 왔다"고 주장했다.
늑장 보고 이후에야 해경은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했지만, 이 경사는 같은 날 오전 9시 41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외에도 이 경사는 근무일지와 달리 실제로는 A 팀장과 단둘이 당직을 서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흥파출소 근무일지에는 근무에 투입된 경찰관 6명 중 이 경사를 포함한 3명이 10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근무하도록 편성돼 있었다.
그러나 A 팀장은 이 경사를 제외한 C 씨 등 4명에게 '쉬라'고 했고, 이들은 지시에 따라 10일 오후 9시부터 11일 오전 3시까지 휴게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문대림 의원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늑장 대응의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며 "근무일지는 엄연히 고의적인 거짓 보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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