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여학생 두고 음담패설…인하대 의대생 21명 징계

성적 비하 발언·성폭행 암시 표현도 사용
학교 측 “학생 인선교육 강화하겠다”

인하대 전경.ⓒ News1 DB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남학생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동기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한 인하대 의대생(뉴스1 2017년 8월 8일 보도)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21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앞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하대는 동기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의과대학 소속 학생 21명을 징계했다고 10일 밝혔다. 징계 내용은 무기정학 5명, 유기정학 90일 6명, 근신 2명, 사회봉사 8명 등이다.

앞서 올해 4월 이 학교 성평등상담실은 의과대학 학생들 사이에 성희롱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여 이들을 징계했다.

이들 가운데 중징계 처분을 받은 10명(무기정학 5명·유기정학 5명)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최근 인천지법에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또 소송을 제기한 학생을 포함한 남학생 12명이 의과대 학생상벌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불복해 재심의를 요구했다.

인하대 측은 이번 징계가 성적인 언행으로 성적 수치심과 인격적 모멸감을 받은 피해 여학생들의 감정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피해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해 2학기부터 수업을 분리,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총장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성희롱·성폭력·성차별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성 평등에 관한 전반적인 학교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을 알리는 대자보 2017.8.8/뉴스1 ⓒ News1

앞서 8일 한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에는 ‘인하대 의대에서 최근 일어난 사건이라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인하대 의예과 소속 15∼16학번 남학생 11명이 2016년 3월∼2017년 2월 이뤄진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특정 여학생을 지칭하며 성적 비하 발언을 하고 성폭행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도 사용했다.

이들은 또 후배들이 성적인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억지로 술을 먹이고 고함을 질렀다.

피해 여학생들은 최근 학교 의예과 건물에 이들의 성희롱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피해 여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가해 남학생들이) 학교의 징계에도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왔음은 물론 가해자들의 보복도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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