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어린이공원 외국인 집단 난투…중앙아시아 세력 간 충돌 무게

평택항 인근 고려인 밀집지서 충돌…실제 가담 15명 안팎 추정
'코드제로' 발령해 2명 체포…경찰, 도주자 추적·특별순찰 강화

사건 현장.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5/뉴스1

(평택=뉴스1) 김기현 기자 = 심야 시간대 경기 평택시 주택가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 무리 사이의 갈등이 집단 충돌로 번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도주한 가담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5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1시 10분쯤 평택시 포승읍 도곡리에서 "차량 여러 대가 모여 패싸움을 할 것 같다"는 주민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관련자들은 이미 흩어진 상태였다.

약 30분 뒤인 오후 11시 41분쯤에는 인근에서 "외국인들이 모여 있다. 빨리 와달라"는 신고가 다시 접수됐다. 신고 전화가 곧바로 끊기자 경찰은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최고 대응단계인 '코드제로'(CODE 0)를 발령했다.

코드제로는 납치·감금·살인·강도 등 강력범죄가 의심되거나 신고자의 생명과 신체에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발령하는 경찰의 최고 긴급 대응단계다.

신고 접수 1분여 만에 약 2.5㎞ 떨어진 파출소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인접 파출소 순찰차와 형사 등 경찰력이 잇따라 투입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달아나던 20대 남성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국적으로 유학비자 등을 통해 합법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골절 등 부상을 입어 신원을 확인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최초 목격자는 "40여 명이 뒤엉켜 싸웠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실제 난투극에 가담한 인원은 15명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각목과 야구방망이 등이 발견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쇠못이 박힌 흉기 사용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체포된 피의자 2명과 참고인 2명은 경찰 조사에서 "길을 걷다가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조직폭력배 형태의 범죄집단이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 무리 사이의 시비나 갈등이 집단 난투로 번졌을 가능성을 두고 사전 연락 여부와 차량 동원 경위, 반복적인 집단 활동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도곡리 일대는 평택항과 가까워 외국인 근로자와 고려인 등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경찰은 차량 번호판 조회와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현장을 빠져나간 나머지 가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또 추가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도곡리 일대에 경찰력을 투입해 특별순찰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추적을 피하고 일부 관련자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개별 신원을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가용 경력을 투입해 특별방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