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들은 이웃,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혼자 쓰러진 90대 구조

거동 불편한 독거노인, 식사 후 이동하다 보행기와 함께 넘어져
이웃 신고 받은 경찰, 소리 나는 곳 추적해 27분 만에 신속 구조

경기 용인서부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살려주세요."

한밤중 벽 너머로 들려온 구조 요청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이웃의 신고로 집 안에서 쓰러져 있던 90대 여성이 무사히 구조됐다.

5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0시 50분쯤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한 오피스텔 9층 주민으로부터 "건물 안에서 누군가 한 시간 정도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긴급 신고 지령인 '코드1'을 발령하고 4분 만에 신고자 집으로 출동해 직접 벽에 귀를 대고 소리를 확인했다. 112 신고 대응 코드(코드0~4)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코드1은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 발생이 임박했거나 진행 중, 또는 그 직후인 경우에 발령한다.

소리가 인근 세대에서 들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는 아래층과 위층 등 주변을 수색했고, 10층 가구에서 "살려주세요"라는 소리를 확인했다. 이어 소방 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해 오전 1시 17분께 해당 세대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당시 10층 가구 안에서는 90대 여성 A 씨가 의료보조기인 보행기와 함께 쓰러져 있었다. A 씨는 당일 저녁 식사를 한 뒤 집 안을 이동하다 넘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거동이 불편했고, 혼자 살고 있어 발견이 늦어졌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119 구급대가 A 씨 상태를 확인한 결과, 건강에 문제는 없어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 가족에게 연락해 다음 날 아침 찾아오도록 한 후 안전 조치를 취하고 철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의 1인 가구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주변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나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찰이 벌인 특별예방방범활동과도 맞닿아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특별예방방범활동을 진행하면서 짧은 연휴 탓에 고향을 찾지 않는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했다. 자율방범대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순찰도 병행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주민 체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10월부터 3개월간 여성 안전 체감활동을 진행하며 범죄 취약지역과 주민들의 불안 요소를 점검하는 등 안전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