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수 터졌는데"…35주 임신부, 3시간 헤매다 안성→전주 이송

병원 25곳 "수용 불가"…소방, 3시간 넘게 병원 수소문
결국 헬기로 수백㎞ 떨어진 전주행…산모·아이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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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 안성시에서 임신 35주 차인 30대 임신부가 양수가 터져 119에 신고했지만,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해 수백㎞ 떨어진 타지까지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3시간이 넘도록 산모 요청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25곳에서 잇따라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2시 7분께 안성시 보개면 한 아파트에서 임신 35주 차인 30대 여성 A 씨가 "양수가 흐른다"며 119에 신고했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충남 천안시 소재 산부인과에 먼저 현재 증상에 대해 문의했다가 상급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성소방서 구급대는 약 5분 만인 새벽 2시 12분께 현장에 도착해 A 씨 상태를 살피는 과정에서 '양막 파수' 증상을 확인했다.

양막 파수는 태아와 양수를 싸고 있는 양막이 터지면서 양수가 흘러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감염 위험이 있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병원 섭외는 쉽지 않았다. 안성소방 구급대가 여러 병원에 연락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 답변을 내놨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 역시 안성소방 구급대 요청에 따라 병원 섭외에 나섰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소방은 소방청에도 지원을 요청했고, 소방청은 오전 3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B 병원을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A 씨는 그러나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B 병원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A 씨를 받아줄 수 있는 다른 병원을 계속 물색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적절한 병원을 찾지 못하자 A 씨는 끝내 B 병원 이송을 요청했다.

경기소방은 산모 이송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헬기를 띄워 오전 4시 16분께 안성소방 구급대로부터 A 씨를 인계받고, 오전 5시 16분께 그를 B 병원으로 옮겼다.

건강상 위험한 상황에 처한 후기(만삭) 임신부가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이 넘도록 거리를 헤매다 수백㎞ 떨어진 타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은 셈이다.

당초 소방 당국은 A 씨와 태아 모두 고위험 상태로 판단하고, 보건복지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전국 21개 병원을 중심으로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 미운영 병원을 포함해 총 25곳이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20곳, 서울 1곳, 충청권 3곳, 전라권 1곳이다.

산모와 신생아를 전담하는 의료 자원이 현저히 부족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치료조차 받기 어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A 씨는 B 병원에서 무사히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다. 아이 역시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