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미끼' 8억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28명 검거·15명 구속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상품권 구매 방식으로 세탁하는 장면. (화성동탄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30/뉴스1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상품권 구매 방식으로 세탁하는 장면. (화성동탄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30/뉴스1

(화성=뉴스1) 김기현 기자 = 금융기관을 사칭한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약 8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법 위반 혐의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소속 20대 A 씨 등 28명(내국인 14명·중국인 14명)을 형사 입건해 이 중 15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 48명으로부터 돈을 송금받는 방식으로 총 8억 8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며 해외에서 전화를 걸어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하지만 이후 '약정을 위반했으니 원금을 상환하라'면서 미리 확보해 둔 체크카드 계좌로 돈을 이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돈이 입금되면 대형마트 상품권 키오스크에서 카드 한도에 맞게 상품권을 산 후 상품권 거래소에서 수수료 3%를 뗀 금액을 현금화했다. 이들이 현금화한 금액은 전달책을 거쳐 가상자산으로 세탁돼 이들이 소속된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졌다.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의자들이 서로 신원을 알 수 없도록 수거·인출·전달·자금세탁·관리 역할을 세분화했으며, 해외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 등에게 체크카드를 제공한 21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해지자 '거래 실적을 만들면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제안에 속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로 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지난 3월 KB국민은행으로부터 '체크카드로 다량의 상품권을 구매하는 사례가 있다'는 이상 거래 탐지 통보를 받아 수사망을 확대, A 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KB국민은행과 이상거래 탐지 시 즉각 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며 "상품권을 이용한 자금세탁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관내 금융기관과 업무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로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원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역시 범죄 연루 확인 및 보호관찰을 명목으로 휴대전화 검열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설치, 숙박업소 투숙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 씨 등이 소속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조직도. (화성동탄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30/뉴스1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