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표정, 위풍당당 발걸음…결전 앞둔 北 내고향축구단 '묵묵부답'
호텔 앞 '경찰 통제' 속 긴장감… 일본 외신 질문에도 묵묵히 버스 탑승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북한 여자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라자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을 치르는 23일.
내고향축구단이 머무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정문 앞에는 오전부터 긴장감이 서서히 쌓여가고 있었다.
평소 많은 인파로 붐비던 호텔 주변이 이날만큼은 경기장 외곽처럼 통제된 공간으로 뒤바뀌었다.
경찰 인력 80여 명은 오전 11시 50분께부터 호텔 주변으로 투입돼 정문 일대를 삼엄하게 경비하기 시작했다.
영어로 '노보텔 수원'이라고 적힌 통제선과 폴리스라인이 정문과 인도를 가로지르며 설치되면서 자유로운 통행도 제한됐다.
갑작스러운 통제에 호텔을 오가던 시민들과 투숙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폴리스라인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상황을 살폈다.
일부는 휴대전화를 꺼내 주변을 촬영하기도 했다. "무슨 일이지"라는 표정도 곳곳에서 읽혔다.
AFC와 호텔 관계자들, 경찰은 내고향축구단 동선을 거듭 확인하며 긴장을 한시도 늦추지 않았다.
당초 정오로 예정됐던 내고향축구단 경기장 출발 시간이 다소 늦춰지면서 현장을 둘러싼 긴장감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모습이었다.
오전 11시 58분께 호텔 앞으로 선수단을 태울 버스가 들어섰다. 버스가 멈추자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그리고 약 10여 분 뒤인 12시 9분께 내고향축구단이 호텔 정문으로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 차림을 한 이들은 결승전을 앞둔 탓인지 대체로 표정이 굳어 있었다. 대화 역시 거의 나누지 않았다.
리유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도 뒤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선수들보다 한층 더 비장한 표정을 한 채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북한과 일본이 결전을 벌이는 만큼 TV 아사히 등 일부 외신 취재진도 이곳을 찾아 짧은 질문을 던졌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내고향축구단을 태운 버스는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 경호 속에 호텔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내고향축구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도쿄 베르디 벨라자와 AFC AWCL 결승전을 진행한다.
내고향축구단은 이튿날인 24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지난 17일 방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내고향축구단은 지난 20일 수원FC 위민과의 준결승에서 2-1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공식 스포츠 일정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8년 만이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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