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16개월 여아 학대 재판서 친모·계부 "질식 사고" 학대 부인

전문의 "사인 질식사 추정하나 인과관계 확단 못해"

의정부지법 전경 ⓒ 뉴스1 양희문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16개월 여아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친모와 계부 측이 음식물로 인한 질식 사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양철한)는 12일 오후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친모 A 씨(26)와 계부 B 씨(36)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 아동 C 양(16개월)에게 사망 판정을 내렸던 전문의 D 씨와 A·B 씨 부부의 지인 E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D 씨는 "아이의 부모 등으로부터 밥 먹다 음식물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X-ray 등 검사 결과 오른 쪽 폐에 공기가 통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이가 숨진 뒤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아이 몸에 반상출혈(멍)이 발견됐고 헤모글로빈 수치도 비정상적으로 낮았다. 체중 역시 또래보다 최소 3.5㎏ 정도 적었기 때문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도 함께 했다"며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되나 사망 인과관계를 확단할 수 없어 사망진단서에 '불명'으로 기재했다"고 부연했다.

변호인들은 이를 근거로 아이의 사망 원인이 학대가 아닌 음식물로 인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B 씨 변호인은 D 씨에게 "사망 인과관계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니 처음 사망진단서 작성 때 '병사'에서 이후 수정 때 '기타 및 불상'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물질이 폐를 막은 상황이고 멍이 없었다면 병사가 합리적 판단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D 씨는 "그럴 수 있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아이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낮은 점, 팔과 갈비뼈가 골절되고 간이 파열된 점 등을 토대로 아동학대가 아이 사망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검사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는데 이 정도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느냐" 질문했고, D 씨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수치이고, 장기 출혈 시에도 헤모글로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 씨에 이어 증인신문에 나선 E 씨는 "아이의 몸에 멍이 있어 물어봤는데, 부모는 '계단에서 넘어져 미끄러졌다'고 말했었다"며 "부모가 멍 크림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 씨와 B 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오후 6시 42분께 경기 포천시 선단동 한 빌라에서 딸 C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C 양이 밥을 달라고 하면 옷걸이와 장난감으로 때렸고, B 씨는 평소 피해 아동을 '미스 박'이라고 부르며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C 양은 온몸 피하출혈, 다수 갈비뼈 골절, 뇌 경막하 출혈, 간 내부 파열 등 전신 손상 관련 외상성 쇼크로 숨졌다.

A 씨와 B 씨는 수사 당시 "반려견과 놀다 생긴 상처"라며 학대를 부인하거나, 서로 상대방에게 혐의를 떠넘기기도 했다.

이들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