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 훔친 할머니 선처 사연…"20년 병수발 남편 먹이려"

경찰, 경미범죄 감경 후 긴급 복지 지원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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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스1) 최대호 기자 =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남편에게 먹일 단팥빵을 훔친 80대 할머니에게 경찰이 긴급생계비 지원을 연계하며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실이 알려졌다.

9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후 2시께 고양시의 한 빵집에서 80대 여성 A 씨가 단팥빵 5개를 훔친 혐의로 붙잡혔다.

당시 혼자 빵집에 들어간 A 씨는 계산하지 않은 채 빵을 들고 나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단팥빵을 좋아해 먹이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보고를 받은 권봉수 형사과장은 담당 수사관에게 A 씨의 주거지 방문을 지시했다.

가정 방문 결과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약 20년간 지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홀로 돌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의 사정을 확인한 경찰은 처벌보다 지원을 택했다. A 씨 사건을 경미범죄 심사위원회에 회부해 감경 조치한 뒤 즉결심판에 넘겼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 사건에 대해 정식 형사재판 절차 없이 경찰서장의 청구로 판사가 신속하게 형을 선고하는 간이 재판 절차다. 판사 판단에 따라 선고유예 등 선처도 가능하다.

아울러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긴급생계비 지원은 생계 곤란 등 위기 상황에 처한 주민에게 긴급 구호 물품과 돌봄 서비스 등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생계형 범죄의 경우 단순 처벌에 그치지 않고 복지 사각지대 여부까지 함께 살피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 연계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