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의 미래, '분리'가 답?…김동연·추미애·한준호의 '설계 전쟁'

김 '속도 조절' vs 추 '평화 경제 통합' vs 한 '정밀 규제 혁파'

추미애(왼쪽부터), 김동연,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후보가 1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자 2차 TV 합동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북부 분도는 오랜 시간 경기도의 해묵은 숙제이자 각종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이 사안은 김동연 현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이하 북부특자도) 공약을 내건 이후 북부특자도 설치 여부로 프레임이 변경됐지만 현재까지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나타난 후보들의 시각은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 단순히 '나누자' 혹은 '말자'의 논리를 넘어, 370만 북부 주민의 삶을 바꿀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김동연, 추미애, 한준호 세 후보가 팽팽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동연, 현실론 기반의 '우회 전략'…"내실 없으면 분도 의미 없다"

현직 지사인 김동연 후보는 가장 현실적인 '속도 조절론'을 꺼내 들었다. 김 후보는 북부특자도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독립을 선언할 시기가 아닌 '체급을 키울 때'라고 정의했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정치권의 '메가서울' 공세로 인해 분도 추진의 동력이 상쇄된 점을 냉정하게 짚었다.

현직 도지사인 김 후보가 제시한 '북부 대개조 계획'은 행정구역을 나누기 전, 인프라와 기업 유치라는 실리를 먼저 챙기겠다는 우회 전략이다. 즉, 분도는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두되 당장은 북부의 경제 지도를 새로 그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심산이다.

추미애, 거대 담론의 '통합 전략'…"분도는 시대 흐름에 역행"

반면 추미애 후보는 '분도'라는 프레임 자체를 거부한다. 전 세계적으로 행정 효율성을 위한 통합이 대세인 시점에서 경기도를 나누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선택이라는 시각이다.

추 후보의 시선은 '안보'와 '평화'라는 거대 담론에 닿아 있다. 그는 경기북부를 분리할 대상이 아니라, 남북 협력의 전초기지이자 산업의 요충지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 추 후보자는 이재명·이낙연과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평화특별자치도' 설치와 인접 지역인 파주 일대에 북한 인력을 활용하는, 이른바 '역개성공단'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규제를 피해 도망가는 분도가 아니라 규제를 뚫고 평화 경제를 실현하는 '정면 돌파형' 모델이다.

한준호, 실리 중심의 '설계 전략'…"구역 분리보다 규제 해제가 우선"

한준호 후보는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행정적 접근보다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규제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경기도를 단순히 남북으로 나누는 것은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결과라는 날 선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한 후보의 핵심 논리는 '정밀 설계'다. 북부 10개 시·군이 처한 중첩 규제의 성격이 제각각인 만큼, 이를 하나로 묶어 분도 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규제를 어떻게 완화하고 어떤 특혜를 줄 것인지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행정의 분리가 아닌, 굳어진 규제의 사슬을 끊어내는 '수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선택의 시간…도약 필요한 북부의 미래는 어디로

세 후보의 입장은 명확하다. 김 후보는 '선(先) 자생력 확보·후(後) 분도'를, 추 후보는 '평화 경제를 통한 통합 시너지'를, 한 후보는 '과학적 규제 혁파를 통한 실질적 변화'를 약속하고 있다.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름뿐인 '특별자치도'일까, 아니면 삶의 질을 바꿀 '규제로부터의 해방'일까. 후보들의 각기 다른 처방전이 민주당 경선판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북부 주민들의 민심이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본경선은 지난 5일부터 오는 7일까지 진행 중이다. 투표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곧바로 후보가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최종 결과는 7일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