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스토킹' 참변…위치추적기 나왔는데 '자동경보' 조치 없었다
스토킹 대응용 전자발찌 조치 안 해
위치추적 감정만 기다리다 여성 숨져
- 양희문 기자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 여성이 전 동거남에게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자가 자신의 차에서 두 번이나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신청 등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
16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20대 여성 A 씨는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에서 차 하부에 있던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A 씨는 엿새 전인 22일 경찰서를 방문해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고 비상 연락용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상태였다.
그는 경찰관 입회하에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뗀 뒤 본인이 보관했다.
이후 2월 2일 40대 남성 B 씨를 스토킹과 위치정보법 위반으로 구리경찰서에 고소했다.
B 씨에겐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3호 결정도 내려졌다.
피해자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피해자 주거지 접근금지 등의 명령이다.
A 씨는 2월 21일에도 자신의 차에서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양주남부경찰서는 해당 장치를 확인하고 사건을 접수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두 사건을 병합해 처음 고소장이 들어온 구리서를 책임 관서로 지정했다.
또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구속영장 및 잠정조치 4호(구금) 신청 검토를 지휘했다.
구리서는 구속 전 증거 확보를 위해 위치추적 의심 장치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다만, 피의자에게 잠정조치 3의 2호는 신청하지 않았다. 3의 2호 발부 시 스토킹 가해자가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스토킹 대응용 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다.
해당 전자발찌를 찬 채 피해자에게 1㎞ 이내로 접근하면 법무부 관제센터에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게 된다. 피해자에게도 가해자가 인근에 있다는 알림이 가고, 경찰에도 상황이 즉시 통보된다.
일각에선 잠정조치 3-2호가 적용됐다면 피해자가 적절하게 대피하고, 경찰 출동도 더 빨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경찰은 B 씨의 신체를 구속하는 걸 우선 염두에 둬 잠정조치 3-2호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치추적 의심 장치 감정 결과를 기다리던 지난 14일 오전 A 씨는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한 길거리에서 B 씨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숨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 대해 유감을 표하고, 경찰 조치의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에게 위로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안타까운 사건까지 이르게 돼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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