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뇌물' 김성태 1심 공소기각…"이중 기소"(종합)

재판부, 공범 이화영 '이중 기소' 추후 판단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지난달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진술 회유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8 ⓒ 뉴스1 김민지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의 '제3자 뇌물 혐의'를 심리하는 1심 재판부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 기소가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고 봤다.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공소 기각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이 대북송금과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검찰이 같은 행위를 두고 잘못된 기소를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이 사건 두 번째 공판 기일에서 김 전 회장의 이중 기소에 대한 의견을 검찰과 피고인 측에 물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이 사건은 이재명과 이화영의 뇌물 공여 혐의"라면서 "행위나 범행일시, 지급 상대방, 금액 등이 거의 동일한데 이중 기소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항소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현재 사건의 행위가 중첩되더라도 입법 목적과 범죄 구조가 상이해 독립적 범죄가 맞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들 사건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며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상적 경합 관계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는 공소제기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 제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는 스마트팜 및 방북비용 지급 상대방이 조선노동당이지만 뇌물공여죄 상대방은 조선아태위, 이호남 등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런 행위는 피고인이 송명철과 리호남에게 돈을 보낸 것으로 뇌물공여죄 행위도 이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제기 재량권에 대해서도 신중할 것을 지적했다. 검사에게 공소제기 재량이 부여됐다고 해도 검사는 동일한 사실관계와 적용 가능한 법률을 모두 검토해 한 번에 기소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재판부는 "동일한 사실관계를 여러 번 공소제기 하는 것은 검사가 오히려 피고인을 괴롭힐 목적으로 공소 제기할 빌미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의 변론은 이날 종결됐다. 검찰은 따로 구형 의견을 밝히진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공범인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는 재판을 계속 진행하되 공소기각 대상이 맞는지 향후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 사건 공범인 이재명 대통령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한 재판 절차도 영향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은 대통령 취임 후 중단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가 대납 대가로 김 전 회장에게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봤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징역 7년 8개월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김 전 회장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2024년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