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밑으론 내놓지 마"…단톡방 좌표 찍기로 '집값 담합'

하남·성남 아파트 주민들, 중개사 상대 ‘민원 폭탄’
용인 지역 공인중개사 ‘친목회’ 결성해 담합 가담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남 일대 모습. ⓒ 뉴스1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도 내 일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온라인 오픈채팅방을 통해 조직적으로 집값을 담합하고, 이에 협조하지 않는 공인중개사들을 집단으로 괴롭힌 사실이 경기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도 ‘부동산수사T/F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집중 수사를 통해 하남, 성남, 용인 일대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집값 담합 사례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하남시 한 아파트 단지 주민 179명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비실명으로 활동하며 ‘10억 원 미만 매도 금지’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이들은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을 올린 중개사들을 ‘허위 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지자체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식 업무방해를 일삼았다.

수사팀이 확보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폭탄 민원으로 가격을 올리자”, “민원 넣는 것을 회사 일처럼 루틴으로 생각하자”며 서로 독려했다. 피해 중개사들은 “밤낮없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A 씨는 본인 소유 주택을 10억8000만 원에 매도해 약 3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에서도 주민들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중개업소를 압박한 정황이 포착됐다. 주민들은 순번을 정해 중개소를 방문해 손님인 척 행세하며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용인시에서는 주민이 아닌 공인중개사들이 문제였다. 이들은 사설 ‘친목회’를 결성해 비회원 중개사와는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배타적 영업으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 도는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핵심 용의자 4명을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