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정보 준다며 철도분야 취준생 '강제추행' 30대 공사 직원 실형

취업 정보 준다 미끼…말 안들으면 "옷 벗고 무릎 꿇고 손 들어라"

수원지법 안양지원 전경.

(안양=뉴스1) 배수아 기자 = 취업 준비생들을 상대로 폭행을 하거나 가학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서울교통공사 직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형사2부(이주황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강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30대)에게 징역 1년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취업이 간절한 피해자의 궁박한 마음을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협박하고 강제로 추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 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취업준비생인 피해자 B 씨(23·남)를 강제로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A 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 공채 승무원으로 입사해 네이버에 '철도' 분야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B 씨 등 취업 준비생들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일반 취업준비생들이 구하기 어려운 철도 관련 공사의 최신 기출문제나 공사별 채용시험 자료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증명사진과 이름 등을 보내 인증을 하게 한 후 정보공유 및 취업상담을 진행했다.

이어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취업에 중요한 자료 제공 등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처럼 해 피해자들에게 가학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온라인상에서 B 씨에게 "너 같은 사람은 화장실에서 옷 벗고 손들고 무릎 꿇고 있어야 한다. 정신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수 차례 이야기하면서 B 씨를 자신의 할머니 집으로 불렀다.

이어 B 씨에게 "너는 6등급 받고 바닥같은 인생 살면서 남한테 무시당하지 않냐. 바뀌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며 B 씨의 속옷을 제외한 옷을 모두 벗게 한 후 무릎을 꿇고 손들고 있게 했다.

이후 B 씨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거나, B 씨에게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쥐게 하는 등의 가학적인 행동을 하게 하고, 진공청소기로 B 씨의 엉덩이를 10여차례 때리기도 했다.

A 씨는 또 면접 시험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B 씨에게 '1분 영상'을 매일 찍어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게 하고, B 씨가 영상을 늦게 올리면 '무릎을 꿇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게 했다.

B 씨는 법정에서 "A 씨가 '내 제자들이 전국 코레일이라든지 교통공사 사업소에 다 깔려있다. 내 제자들이 너 회사생활 편하게 할 수 있게 하겠냐'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 씨는 일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부인하면서 "일부 범행의 경우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간접정범 형태여서 B 씨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의사 지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23세로,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사회경험이 비교적 적어 A 씨가 B 씨를 억압해 강제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 씨가 다른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온라인상에서 한 비슷한 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모두 20대 중후반의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이었던 점 △취업 관련 자료가 피고인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아니었던 점 △피고인이 30대 초반의 공사 소속 6급에 불과해 객관적으로 피해자들의 취업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3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A 씨의 성 비위 사실을 확인해 A 씨를 직위해제 한 후 수사를 의뢰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