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모님팀' 존재 사실상 인정…법원 판단 결정적 이유는?
판결문으로 본 '법카 폭로' 제보자 손해배상청구 '일부 승소' 이유
법원 '경기도 조직적 지원·배모씨 갑질 인정…2천만원 배상' 판결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법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배우자 김혜경 씨를 지원하는 '사모님팀'을 사실상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제보자 조명현 씨에 대한 '경기도'와 '전 경기도 별정직 사무관 배 모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의 '조직적 지원'과 '묵인' 사실을 반복해 확인했다.
18일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조 씨에게 갑질 행위를 한 배 씨에 대한 '사용자 책임'이 없다는 경기도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여러 판단을 근거 삼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조 씨와 배 씨는 도지사와 그 배우자 김혜경을 사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있었고 경기도청 내부적으로도 이와 같이 인식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 씨는 경기도로부터 별다른 근태관리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법인카드를 김혜경 씨의 사적 지원 업무에 사용했는데도 어떠한 제재나 적절한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씨가 직제와 전혀 다른 사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경기도가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사무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경기도의 조직적인 지원이나 묵인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서 배 씨의 부당한 업무지시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를 경기도의 근태관리 및 사무감독 부재에 큰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배 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내지 '갑질 행위'라고 판단했다.
'도지사 공관 관리'라는 명목하에 음식 제공, 의약품 관리, 세탁물 관리 등 잡무를 챙기거나, 김혜경이 거주하는 수내동 자택을 수시로 오가면서 식사 제공, 병원 방문, 모임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사적 영역의 업무'라고 명시했다.
배 씨가 조 씨에게 이같은 공무와 무관한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고 이와 관련한 업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폭언과 과도한 질책을 반복한 것은 조 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라는 입장이다.
도지사의 양복과 넥타이를 챙겨 전달하는 건 '비서 업무의 일환'이라는 배 씨 측 주장에 법원은 "상사의 공무 수행에 필요한 복장이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미리 확인 점검하는 것을 넘어 자택에서 상사의 복장을 직접 챙겨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적 노무'를 제공받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도지사의 속옷 빨래 등 세탁물 관리 업무를 공무원이 수행하는 것에 대해 법원은 "도지사가 사적 노무를 제공받는 것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고, 속옷 빨래에 관한 업무 내용 자체로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조 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것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지법 민사8단독(전보경 판사)은 지난 14일 조 씨가 경기도와 전 경기도 별정직 사무관 배 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3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전 단독 판사는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조 씨는 지난 2023년 4월, 배 씨가 업무 중 자신에게 비인격적인 대우를 한 부분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과 더불어 이를 조장·방조한 경기도에도 공동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수원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 제출 당시 조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 피해가 누적된 상태"라고 호소했다.
제보자 조 씨 측 김성훈 변호사는 "판결 전체 취지를 보면 특히 김혜경에 대한 공무원의 사적 이용에 특히 방점을 두고 불법을 지적하는 지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배 씨가 피고지만 판결은 도지사 부분, 특히 배우자에 대한 사적 지원과 이에 대한 경기도의 가담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배 씨와 제보자 사이의 갑질은 그 결과물이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한편 배 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금지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판결받은 바 있다.
수원지법은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해 검찰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통령, 배 씨, 경기도청 전 비서실장 등을 기소한 형사 재판도 심리 중이다.
sualuv@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