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검 조사 뒤 숨진 공무원 유족에 유서 제공…필적 감정 의뢰

(양평=뉴스1) 양희문 김기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후 숨진 경기 양평군 공무원의 유서를 필적 감정 의뢰 전 유가족이 열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양평군청 소속 단월면장 A 씨(50대) 유족은 고인의 유서 원본을 열람하고 사본을 제공받았다.

A 씨가 남긴 유서에는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특검 조사를 받은 후 심경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유서 필적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를) 좀 더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필적 감정 전 유족에게 열람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1차 구두 소견을 통해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에 전달했다.

다만 정밀 부검 결과 통보까지는 1~2달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또 부검 및 필적 감정 외에도 특검 조사 전후로 A 씨 동선과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수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A 씨 자필 메모가 공개되면서 정치권까지 파문이 번진 만큼 보다 철저하게 사건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일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뒤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정확한 사망일은 특정되지 않았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김 여사 가족회사인 ESI&D가 2011~2016년 개발 사업을 기한 내 완료하지 못했음에도 양평군 도움으로 개발부담금을 부과·납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A 씨는 2016년 당시 공흥지구 사업 개발부담금 부과 업무 담당 팀장이었다.

그는 2021년 공흥지구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사를 받게 됐으나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김건희 특검팀에서 공흥지구 특혜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조사가 재개됐고, A 씨는 주변에 억울함을 토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여주·양평)이 A 씨 발견 당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그의 자필 메모에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회유와 강압이 있어 힘들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메모는 A 씨가 숨진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와는 다른 별도의 문서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