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조금씩 줄고 있다지만 요양시설은 여전히 ‘패닉’

검사하고 통제해도 계속되는 감염→사망에 가족들 절망
고양지역 66% 확진…당국 무관심에 유족들 시설만 원망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020년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의 요양원 입구가 31일 폐쇄돼 있다. 2020.8.3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요양원에 계시다 코로나19 걸린 엄마에게 기침약과 해열제만 주고 방치하다 상태 악화되니 뒤늦게 호흡기 전문병원도 아닌 작은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대요. 정부는 노인 확진자 관리는 이제 손을 놓은 건가요?”

온라인의 한 요양원에 부모를 모신 가족모임 카페에는 최근 하루 수십만명씩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속에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노인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넘쳐나고 있다.

정부에서는 방역조치를 유지한다고 해도 유행을 억제하기 힘들다며 ‘점진적 완화’까지 검토중이지만 하루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있으며 그중 대다수는 노인층이다. 이런 노인들의 상당수를 수용하고 있는 요양시설은 철저한 방역에도 불구, 여전히 집단감염과 코호트격리 속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어 종사자들과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보건소를 중심으로 백신접종과 방역상황 점검, 종사자 교육 등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미 지역사회 전체로 번진 코로나19의 요양시설 침투를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경기 고양시에는 현재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350여 개의 노인시설이 밀집해 있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 방역당국을 긴장시키며 지자체와 함께 2중, 3중의 방역지침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3년째 가족의 면회를 금지하는 등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음에도 확진자는 줄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에도 고양시에서만 5843명의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덕양구의 H요양원 등 24개 요양시설에서 12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한 이들 시설의 기존 확진자 중 치료를 받다 사망한 노인도 지난 26~28일 사흘간 80대 3명, 90대 1명 등 4명이 확인됐다. 여기에 타지역 병원으로 전원이나 지자체로 미통보의 경우 사망자 집계에서 빠져 최종 사망자는 더욱 많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양시 요양시설에서의 누적 확진자는 6909명이다. 또한 232개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와 시설 3개 중 2개꼴로 감염이 발생했다.

추석 연휴를 닷새 앞둔 13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아름실버케어센터에서 시어머니를 면회 온 며느리가 손을 붙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이 날부터 26일까지 2주간 요양병원·요양시설 방문 면회를 허용하는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 2021.9.1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고양시 일산의 한 요양원의 간호조무사 A씨는 최근 계속되는 확진에 종사자 모두 탈진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시설은 외부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 매주 월요일마다 전체 직원과 3차 미접종 입소 노인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 목요일에는 전체 직원들이 다시 한번 검사를 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은 매일 시설에 들어서기 전 출입문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직원 중 확진자가 나와 남아있는 직원들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A씨는 “대형 병원은 의료인력과 장비, 치료실도 따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지만 일선 요양원의 경우 일반병동과 환자병동을 나눠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의료도구부터 일회용품 구비에 인력 순환까지 업무가 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유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입소자는 전담병원으로 이송해야 하지만 병실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요양시설에 있는 부모의 코로나19 확진 소식 이후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임종을 맞는 가족들의 애통함도 여전하다.

고양시의 한 맘카페에는 “확진소식을 문자로 통보받은 뒤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4일만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모씨(파주시)는 “요양원에서 확진될 경우 전문의도 없는 재활병원이나 중소병원으로 보낸다. 이곳에서는 항생제만 투여하고 호흡기에만 의존해 치료하다 상태가 악화된 뒤 돌아가시면 병원측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뿐이다. 이렇게 손도 못 쓰고 부모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 지난해 9월부터 10일 사이 도내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60세 이상 노인 확진자들의 치명률(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20%(남성 20.0%, 여성 18.6%)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노인의 치명률은 무려 25%에 달해 확진자 4명 중 1명이 사망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