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접수돼도 할 수 있는게…중수청 첫날 업무시스템 미비 '혼선'(종합)

대구 전산 차질·광주 1호 사건 접수증 미발급
수원 인원 충원 63%…부산도 청사 정비 '진행형'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2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에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6.10.2 ⓒ 뉴스1 이호윤 기자

(전국=뉴스1) 박지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공식 출범한 2일 전국 지방중수청 곳곳에서 전산과 민원 시스템, 인력과 청사 정비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크고 작은 혼선이 빚어졌다.

대구에서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이용하지 못해 수사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광주에서는 1호 사건을 접수하고도 관련 서식이 없어 민원인에게 접수 확인증을 발급하지 못했다.

수원에서는 출범 전날까지 일부 직원이 근무 부서를 통보받지 못했고, 부산에서도 청사 정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대구 남구 남산빌딩에 마련된 대구중수청에서는 업무 시작부터 전산 시스템 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 직원은 "KICS가 오늘부터 3일간 안 돼 수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며 "경찰에서 올린 문서를 볼 수 없어 급한 건은 서류로 직접 주고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근길에는 중수청이 입주한 남산빌딩 로비 출입문이 잠겨 한 직원이 건물에 들어가지 못했다가 동료에게 연락한 뒤 10여분 만에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민원인을 맞을 준비도 덜 된 모습이었다.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러 온 한 민원인은 오전 9시부터 의자도 없는 로비에서 기다리다 약 1시간 뒤에야 관련 서류를 전달했다.

직원은 "청장 취임식 일정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종합민원실에 의자 등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광주중수청에서는 출범 첫날 접수한 첫 사건부터 준비되지 않은 서식 때문에 민원인이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 20분쯤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중수청을 찾은 한 민원인은 업무상 배임과 관련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일인 2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에서 한 민원인이 1호 민원 접수를 하고 있다. 2026.10.2 ⓒ 뉴스1 조수민 기자

이 고발장은 오전 9시 이후 광주중수청의 1호 사건으로 접수됐지만 민원인은 통상 수사기관에서 고발장을 제출하면 받는 접수 확인증을 받지 못했다.

민원실 관계자는 "서식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사본으로 접수 사실을 확인해 드리고 있다"며 "서식 마련 후 팩스나 문자로 보내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중수청에서는 출범 직전까지 직원 배치와 임시청사 정비가 이어졌다.

수원지검에서 자리를 옮긴 한 수사관은 공식 출범 전날까지도 일부 직원이 어느 부서로 출근해야 하는지 통보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인력도 정원에 크게 못 미쳤다. 수원중수청은 정원 343명 가운데 218명이 충원돼 충원율이 63.6% 수준이다.

민간기관과 건물을 함께 사용하면서 사건 관계자와 일반 직원의 동선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수사부서가 있는 8∼10층으로 이동하려면 입주기관 직원들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신보 직원은 "범죄 피의자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다고 생각하니 좀 불안하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울산 지역 중대범죄 사건도 부산중수청이 관할하며 조직 개편 과정에서 울산지검 소속 검사 1명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부산중수청도 청사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첫날을 맞았다.

청사 입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출근한 직원들이 보안 시스템 이용을 위해 지문과 얼굴 정보를 새로 등록하느라 긴 줄이 늘어섰다.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2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 중대범죄수사청 현판이 걸려 있다. 2026.10.2 ⓒ 뉴스1 이호윤 기자

부산중수청 관계자는 "처음 출범하는 기관인 만큼 청사 시설이나 행정적인 측면에서 당장 손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수청은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이날 공소청과 함께 출범했다.

이에 따라 1948년 출범해 수사와 기소를 담당해온 검찰청은 78년 만에 폐지됐으며 중수청은 부패·경제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취재=박지현, 이성덕, 배수아, 임순택, 박정현 기자)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