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 제공…3억5000만원 세탁 전직 기자 징역형
"세금 회피 자금이체인 줄 알았다" 주장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를 제공해 3억 5000만 원이 넘는 피해금을 세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기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김송현 부장판사)는 24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2025년 7월 25~26일 자신의 계좌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하고,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여러 계좌로 옮기는 방식으로 총 3억 5000여만 원을 세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기업의 세금 회피를 위한 자금 대리수령 업무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고 출국했을 뿐이며, 캄보디아에서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생명의 위협을 받아 명의가 이용됐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2019년 보이스피싱 전달책 역할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20년에도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그가 신문사 기자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휴대전화를 조직원에게 넘긴 뒤에도 호텔과 카지노를 다니며 생활했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휴대전화를 돌려받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강압 상태였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다는 점을 인식·예상하면서도 이를 용인하고 자금세탁 역할을 수행했다"며 "범죄수익을 공범들에게 귀속시키는 보이스피싱 범행 완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동종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해외까지 출국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피고인 계좌를 통해 전달된 금액이 3억 원을 넘고 피해자가 20명에 달하지만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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