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특별시 1호 명예시민은…'80년 5월 광주' 알린 佛 기자

패트릭 쇼벨 기자…5월27일 최후 항쟁까지 취재
윤상원 열사 마지막 장면 등 635점 기록관 기증

1980년 5월 광주에 잠입해 계엄군의 만행을 전세계에 알린 프랑스 출신 기자 패트릭 쇼벨.(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호 특별시 명예시민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출신 기자 '패트릭 쇼벨'을 선정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패트릭 쇼벨에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호 명예시민증을 수여한다고 21일 밝혔다.

통합특별시는 광주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소중한 자료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 패트릭 쇼벨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첫 명예시민의 영예를 부여했다.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패트릭 쇼벨은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등 세계 주요 분쟁 현장을 누빈 저명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다.

그는 1980년 5월 23일 고립된 광주에 잠입해 27일 새벽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항쟁과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압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미국 '뉴스위크' 등을 통해 당시 현장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전했다.

쇼벨은 최근 자신이 보관해온 사진 635점을 아무런 조건 없이 기록관에 기증했다. 기증된 자료는 국가폭력의 실체와 항쟁의 현장을 생생히 증언하는 역사적 사료로 평가된다.

기증된 사진 중에는 옛 전남도청에서 끝까지 남아 싸우다 산화한 시민군 대변인 윤성원 열사의 마지막 장면이 담겨 있다.

27일 도청 진압작전 이후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는 시민들의 모습, 같은날 아침 YMCA 건물 앞 도로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헬프 미"를 외치던 청년 고(故) 김종연의 모습도 포착돼 있다.

패트릭 쇼벨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한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모습.(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5월 26일 도청 앞 운구행렬 곁에 서 있던 일곱 살 어린이와 다음날인 27일 계엄군에 붙잡혀 끌려가던 아홉 살 어린이의 모습 등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어린이들의 흔적이 자료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계엄군을 피해 가까스로 서울행 버스에 오른 뒤 서울시립아동보호소로 보내진 어린이 등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오월광주'에서 사라져 간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소중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압작전 이후에도 민간인을 향한 가혹행위와 강압적 통제, 현장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기증작들은 5·18 당시의 구체적 정황과 희생의 흔적을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자산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쇼벨은 "돌이켜보면 5·18 광주는 제 인생에서 가장 역사적인 현장이었다"며 "이 사진은 제 사진이 아니라 광주시민의 사진이다. 역사의 한 부분에 참여하고 기억을 지키는 길을 보여주는 이 자료를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회했다.

사진 기증과 명예시민증 수여를 기념하는 행사는 오는 23일 '세계에 알린 오월, 다시 광주로'를 주제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다. 행사는 패트릭 쇼벨 특별강연회, 5·18유족과의 만남, 명예시민증 수여 순으로 진행된다.

패트릭 쇼벨은 특별강연에서 1980년 5월 광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기록한 상황을 중심으로, 자신이 본 5·18의 참상과 역사적 함의를 시민들과 나눌 예정이다.

쇼벨은 1980년 5월 촬영한 사진 속 인물의 유족들도 직접 만난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귀스타프 에펠대학에서 패트릭 쇼벨 기자와 함께 '광주 5·18-도시 정체성과 민주주의 전시'를 열기도 했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패트릭 쇼벨의 사진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민주주의의 현장을 세계에 알린 귀중한 역사자료"라며 "이번 기증은 오월의 기억을 시민의 품에 돌려준 뜻깊은 실천이다. 이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5·18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충실히 전하겠다"고 밝혔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