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95억 가로챈 '전세 사기' 일당…항소심서 감형, 이유는

피해자만 135명…"신혼부부·청년들, 아직도 고통"
"일부 피해자 합의"…주범 항소심서 징역 9년으로 감형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무자본 갭투자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에서 100명이 넘는 '깡통 전세 아파트' 사기 피해자를 양산한 일당이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 씨(44)에게 징역 9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B 씨(51)에게 징역 7년, 징역 5년을 받은 C 씨(80)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순천시 등에서 피해자 137명에게 이른바 '아파트 깡통 전세 사기'를 벌여 총 95억 3936만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한 뒤 피해자에겐 아파트 매수금보다 비싼 전세자금을 받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아파트 수백채를 사들였다.

한 피해자의 경우 이들에게 7300만 원의 임대차보증금을 주고 입주했는데, 해당 아파트 매입가는 4900만 원에 불과했다. 일당은 피해자에게 받은 임대차보증금으로 빚을 갚고, 다른 아파트를 구입해 또 다른 세입자에게 더 비싼 가격에 전세를 내줬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무자본 투자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권리관계를 속여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보증금을 가로챘다"며 "전세사기 범죄는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삶의 기반을 흔들며 주택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재산적 손해와 경제적 어려움,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피고인들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으로, 현재까지도 대출금을 계속 상환해야 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 세대에 대해서는 강제경매가 진행 중이나, 진행 경과에 비춰볼 때 피해자들이 임대차보증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다시 정한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