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광주 여고생 추모 리본에 국화 나눔까지

꽃집 사장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안타까운 마음 보태"
주민들 자발적 마련 추모 공간 17일까지 연장

광주의 한 꽃집 사장이 흉기피습 여고생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을 위해 국화꽃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SNS 갈무리)

(광주=뉴스1) 박지현 이승현 기자 = 광주 여고생 흉기피습 사망 사건 이후 시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17세 여고생을 추모하고 있다.

첨단2동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추모 공간을 운영하고, 한 꽃집 사장은 시민들을 위해 국화꽃을 무료로 나누며 애도의 마음을 보탰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인 꽃집 사장 A 씨(30대·여)는 1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 토요일에 추모 현장을 직접 찾았다"며 "어린 학생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게 너무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A 씨는 사건 직후 추모를 위해 꽃을 찾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어버이날을 앞두고 매장에 국화꽃이 없어 도움을 주지 못했던 일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그는 직접 꽃시장에서 국화를 추가로 구입해 매장 앞에 비치했다. 꽃집 앞에는 '하늘나라로 간 첨단 여고생 추모하는 국화꽃입니다. 한송이씩 가져가세요'라는 안내 문구도 함께 붙였다.

자신의 SNS에도 '국화꽃 편하게 가져가세요'라는 짧은 글을 올리며 시민들이 부담 없이 헌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A 씨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국화꽃뿐이었다"며 "각자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A 씨의 행동에 일부 시민들도 후원을 제안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홍보하려고 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꽃집 위치나 상호, 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A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린 학생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모 움직임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첨단2동 주민들과 지역 사회단체는 사건 현장 인근에 시민 추모 공간을 자발적으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당초 12일까지 운영 예정이었지만 유족 측 요청 등을 반영해 오는 1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추모 공간에는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꽃과 간식, 음료 등이 놓였고 현장을 찾는 발걸음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추모 플래카드를 내걸고 천막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편히 추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정비했다.

시민들은 리본에 희생자를 향한 미안함과 재발 방지를 바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광산구도 현장을 찾는 유가족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편 A 양(17)은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장 모 씨(24)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장 씨는 일면식이 없는 A 양을 살해하고, 피해 학생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10대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사는 게 재미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정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