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원로 향토사학자, 구순 기념 세 권의 책 출간

'양림동 선교와 토착화'· '보탑 운주사'·'분별을 중히 여긴 한국 여성'

향토사학자 김정호 씨('심미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원로 향토 사학자 김정호 씨가 '양림동 선교와 토착화', '법화의 세계가 현현한 구름 속에 드러난 보탑 운주사', '분별을 중히 여긴 한국 여성' 등 세 권의 책을 심미안에서 펴냈다. 김 씨의 구순(九旬) 기념 출판물이다.

'양림동 선교와 토착화'는 1904년 기독교 선교기지가 된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양림동은 1900년대 광주 5대 지주 중 두 집안이 자리 잡은 명촌이면서 그 뒷동산은 국가 상징의 사직단이 있던 전통의 중심이었다. 서울의 사직단은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으나 광주 사직단은 옛자리를 잃어버리고 공원 화장실 옆에 복원되었으나 관심 밖이다.

대신 서양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기독교는 사직단 정상 양림산을 차지해 선교지도자 양성대학을 운영 중이고 미국 선교사들 생활 터전은 등록문화재로 보존 중이다.

김 씨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서양 종교가 뿌린 호남영성운동을 토착화의 본보기로 주목해 기술하고 있다.

'법화의 세계가 현현한 구름 속에 드러난 보탑 운주사'는 제목에서 시사하듯이 '천불천탑 운주사'에 대한 고찰이다. 운주사는 1980년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추진됐으나 아직도 그 실체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매년 수수께끼만 늘어왔다.

김 씨는 운주사 일대의 지리와 13세기 전후 국내 불교 현상을 다룬 뒤 이곳을 천태종계 사찰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운주골의 불상과 불탑이 천태종 주경전인 '법화경'을 현장화한 영산 법회의 야단법석을 가장 충실하게 나타낸 모습으로 주장하고 있다.

'양림동 선교와 토착화'표지 ('심미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또 '분별을 중히 여긴 한국 여성'은 서양 여성과 다를 수밖에 없는 한국 여성의 사회적 우월성을 그리고 있다.

서양 여성은 서양 문화의 기초를 이룬 성경의 말씀대로 여성을 남성 종속적인 존재로 다룬 차별적 존재이다. 이 때문에 재산권이 없고 성씨마저 시집가면 친정 성씨를 버리는 풍습을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이에 견주어 한국 여성들은 시집을 가도 친정 성씨를 유지하고 지참 재산도 별도로 관리했다. 유산은 남자 형제와 차별이 없었고 조상 제사도 나눠 지냈으며 시집의 양자 임명권도 큰며느리 차지였다. 이 같은 근본 문화의 차이는 서양 페미니즘과 같을 수 없음을 소개하고 있다.

1937년 진도에서 태어난 저자는 무등일보 초대 편집국장, 전남농업박물관장, (사)향토문화진흥원장,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문화재청 민속 감정위원, 문화관광부 21세기 문화정책위원, 진도문화원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 시민대상, 장보고 선양 국민포장, 화관문화훈장, 대동전통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영호남의 인문지리-동서 지역갈등의 사회사', '광주산책', '한국의 귀화성씨' 등 50여 권이 있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