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족사진 하나 없는 아기 유골함…"해든아 잊지 않을게"
안치된 영락공원에 하루 수십명 추모…"지키주지 못해 미안"
분노→애도→다시 분노로…26일 순천지원에 '추모 화환'
- 최성국 기자, 김성준 기자
(여수=뉴스1) 최성국 김성준 기자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17일 오전 전남 여수영락공원. 생후 133일 만에 세상을 떠난 해든이(가명)가 잠든 곳이다. 해든이는 지난해 10월 22일 친모 A 씨(30대)의 학대와 친부 B 씨의 방임 속에 숨졌다.
사건 이후 분노를 쏟아낸 시민들은 이제 미안함을 안고 영락공원을 찾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명이 영정 앞에서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규정상 꽃이나 화분을 별도로 둘 수 없지만, 국화꽃이 모인 헌화함에는 '해든아 잘 지내'라는 문구가 붙은 국화가 놓여 있다. 수많은 유골함 사이 가족사진 하나 없는 아기 유골함은 해든이가 유일했다.
추모객들은 하나같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순천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해든이 사연을 접하면서 차라리 제가 입양해서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해든이가 다시 세상에 올 땐 좋은 부모를 만나 가족의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유리창 너머 해든이는 사진으로나마 밝게 웃고 있었다. 유리창엔 아이에게 온기를 조금이나마 전하려는 듯 많은 손자국이 남아 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헌화를 하고 영정을 어루만지려는 추모객들이 많아 매일 닦아내며 세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추모객은 "정인이 사건 때도 그렇고 힘없는 아이들이 학대당해 세상을 떠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처벌을 강화해야 이런 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추모객들은 해든이 학대 부모들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리는 오는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서 '엄벌 탄원 추모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당일 법원 앞은 엄벌 탄원 현수막과 해든이를 추모하는 화환 수십 개로 채워질 예정이다.
순천지원은 공개 재판에 많은 방청객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교부한다. 일반 방청권 교부는 당일 오후 3시부터 1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친모 A 씨는 지속적인학대로 해든이를 살해한 혐의(아동학대살해)로, 친부 B 씨는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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