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외국인 4년째 의식불명…"고향서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
"'보험급여 1년치만 지급' 통보…그 뒤엔 죽으란 말이냐"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의사는 치료를 중단하면 남편이 사망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1년 치 치료비만 받고 본국에 가라고 하면, 그 돈이 떨어지면 남편은 어떻게 합니까."
우즈베키스탄 출신 산재 환자 테무르 씨의 아내가 12일 광주 서구 양동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 앞에서 회견을 열어 떨리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테무르 씨는 4년 전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일하던 중 사고를 당해 현재 사지마비와 무의식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다. 사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4년째 투병 중이다.
테무르 씨 아내는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당시 4세와 6세였던 두 아이를 우즈베키스탄에 두고 한국으로 왔다.
그는 "말도 통하지 않고 모든 것이 낯선 한국에서 4년을 버텼다"며 "아이들이 부모를 보고 싶어 하고,나 역시 더는 한국에서 혼자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을 본국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최근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급여 일시지급'을 신청했다. 신체 감정 결과, 테무르 씨는 10.75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공단은 처음에는 치료비 한 달 치 지급을 통보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1년 치를 지급하겠단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테무르 씨 아내는 "1년 치 치료비만 받고 우즈베키스탄에 가 그 돈이 다 떨어지면 남편은 결국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건 죽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자식들과 떨어져 타국에서 4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의 남편을 간병하는 것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며 "눈물로 부탁한다. 제발 남편이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손상용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은 "근로복지공단은 의학적 소견에 따라 보험급여 일시지급을 즉각 이행하고 가족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단체 문길주 운영위원 또한 "요양급여 일시지급은 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주노동자의 요양급여 일시지급, 사회보험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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