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동생' 광주 오나?…우치동물원에 이미 '판다 벽화'
열대조류관 앞 4300㎡에 판다존 준비
수의사 총 4명 근무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화장실 외벽에 부착된 '판다 벽화'가 우연치고는 묘하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판다 한 쌍의 대여를 요청하며 광주광역시 북구 생용동에 위치한 우치동물원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이 판다 대여 장소로 우치동물원을 직접 언급한 데 이어, 정부 차원의 실무 검토와 현장 준비 상황까지 확인되면서 '판다 광주행'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992년 문을 연 우치동물원은 개원 이래 최대 이슈가 될 '판다' 영입을 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 방중에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말 우치동물원에 판다 사육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우치동물원은 사육 인력과 부지, 진료 역량이 충분하다는 내용의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우치동물원이 구상 중인 판다 사육 후보지는 열대조류관 앞 일대다. 현재는 나무가 심어진 산책 공간으로, 이곳 약 4300㎡를 활용해 판다 사육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인근 야외 화장실 외벽에는 이미 '판다 그림'이 그려져 있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우연치고는 묘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 부지는 이미 환경부에도 판다 사육 후보지로 보고됐다. 3300㎡인 에버랜드 판다월드보다도 약 1000㎡ 넓다.
판다 그림이 그려진 야외 화장실은 철거하고 판다의 적정 온도인 20~24도를 유지하는 실내 사육 공간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다만 판다 도입이 확정될 경우 사육시설 신축을 위한 국비 확보가 선행 과제로 꼽힌다. 우치동물원 측은 부지 개발과 시설 조성에 1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치동물원이 판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데에는 동물 복지와 진료 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우치동물원에는 반달가슴곰 4마리가 지내고 있기 때문에 곰과 육성 경험이 있다. 특히 그중 3마리가 노령 개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수의사들은 연골·관절 주사 등을 통해 장기 관리 중인데 그 노하우가 같은 곰과인 판다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치동물원에는 진료팀 수의사 2명과 동물복지팀 보조 수의사 1명, 수의사 출신 소장까지 포함해 총 4명의 수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곰 사육과 진료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판다가 오더라도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우치동물원 진료팀은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뱀 중성화 수술을 시행했고, 올해 3월에는 제주에서 팔이 부러진 알락꼬리여우원숭이를 이송받아 수술을 진행했다. 세계 최초로 앵무새에 티타늄 인공 부리를 이식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제2호 국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됐다.
판다는 하루 10~15시간을 대나무 섭취에 쓰는 동물로, 먹이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다.
우치동물원 인근 전남 담양에 대나무 자원이 풍부해 향후 보조 먹이 활용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먹이 종류와 공급 방식은 판다 도입이 확정된 이후 중국 측과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통상 중국은 판다를 10년 단위로 임대하며, 사육사 파견을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도 많다. 우치동물원 측은 "사육사나 수의사 파견 여부 역시 향후 협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치동물원의 최근 관람객 증가세도 뚜렷하다. 2024년 22만 명이 찾았던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31만 명으로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존 원숭이사를 철거하고 자연형 수달사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며, 날개 부상 등으로 구조된 독수리 등 맹금류를 치료·보호하는 천연기념물 치료소 조성도 추진 중이다.
정하진 우치동물원 진료팀장은 "판다 도입은 관광 활성화와 국제 교류를 아우르는 우치동물원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며 "단순 전시를 넘어 보존과 질병 연구, 교육적 효과는 물론 판다 유전 다양성 관리와 국제 보존 정책 수립에서도 우치동물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판다의 대여 여부와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도 충분한 기대감이 생겼다"며 "광주와 우치동물원 모두 새로운 변곡점을 앞뒀다. 반드시 푸바오 동생을 광주에서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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