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광주·전남 '행정통합'…과거 용역은 '단계적 접근' 강조
상생협력·경제통합·공감대 선행 없이 선언부터 '우려'도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과거 광주·전남연구원이 수행했던 행정통합 연구용역 결과와 현 추진 방식 간의 간극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양 지자체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1년 3개월간 광주·전남연구원에 의뢰해 '광주·전남 행정통합 등 논의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광주·전남연구원은 현 제도와 조직 틀 안에서 '상생발전협력'을 우선 강화하고, 협력사업을 통해 상생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후 상생 분위기와 공동체 정체성이 일정 수준 형성된 뒤 특별지방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경제통합'을 추진하고, 그 성과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행정통합'을 검토해야 한다는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특히 행정통합은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과 제도적 여건이 충분히 성숙된 이후 논의해야 하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원은 상생협력 1단계로 광주·목포권 중심의 협력 사업 발굴을, 2단계로 전남 동부권까지 포함한 권역 확대를 제안했다. 3단계에서는 부·울·경 등 남해안 남부권으로 협력을 확산하고 주력 산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제통합 전략으로는 빛고을·남해안 남부권·호남권 등 3대 초광역 연합과 에너지·인공지능·바이오 등 6대 혁신벨트, 5대 미래산업 공동 육성을 제시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구축과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등 18개 우선 과제도 포함됐다.
행정통합 방안으로는 광주·전남 통합지방정부 모델 검토와 통합정부 거점 경제권 특화 구상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했으며, 추진 절차로는 △시·도민 공감대 형성 △특별법 제정과 제도 정비 △출범 준비 등 3단계를 제시했다.
아울러 통합정부 명칭, 광주광역시 지위 변화, 재정 여건, 청사 입지, 행정 효율성, 권역별 발전 전략, 특별법 특례 사항, 공론화 과정의 공정성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행정통합은 상생협력과 경제통합, 시·도민 공감대라는 조건이 충분히 성숙된 이후에야 논의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추진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이러한 단계적 접근과는 달리 속도전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달 30일 행정통합을 공식 제안한 뒤 불과 사흘 만인 1월 2일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고, 4일 사전회의와 5일 추진기획단 현판식을 잇따라 열었다. 6일에는 시의회 간담회, 9일에는 대통령 주재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양 시·도는 정치권 이해관계와 제도적 미비로 통합 논의가 반복적으로 무산된 만큼, 현재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속도감 있는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거 용역 결과와 비교할 때 공감대 형성과 경제통합 논의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행정통합 논의가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성급한 추진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오는 6·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장·전남지사 후보들도 행정통합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행정구역 통합에 앞서 시민 협의와 신뢰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주철현 의원(여수갑)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병훈 민주당 호남특위 수석부위원장은 "차기 시·도지사 임기 내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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