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꼴찌인데 이미지는 '수상' 수준…전남교육청, 황당한 '황금 가지' 치장

'4등급'에도 '영예' 처럼 홈페이지 게시
"업체서 이미지 제작…확인 즉시 수정"

국민권익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하위로 선정된 전남도교육청이 홈페이지에 황금 가지를 씌워 올린 청렴도 결과를 게시했다.(전남교육청 홈페이지) 2025.12.31

(광주·무안=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사실상 '최하위 등급'을 받은 청렴도 평가를 마치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처럼 '황금 가지'로 치장해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 구설에 올랐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23일 발표된 국민권익위원회의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년 대비 1단계 하락한 4단계를 받았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1~5단계로 구분되는데, 전국 시·도교육청 중 올해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5등급을 받은 곳은 없어 사실상 4등급이 전국 최하위다.

종합청렴도는 청렴체감도, 청렴노력도, 부패실태평가에 더해 감사원, 경찰 등 외부 기관에 의해 적발된 부패 사건을 감점으로 반영해 이뤄졌다.

전남교육청은 청렴노력도 부문에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등급을 받았으나, 청렴체감도는 전년 대비 2등급 떨어진 5등급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가장 낮았다.

청렴체감도는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직접 경험한 일반 국민과 내부 공직자의 부패인식과 경험을 전문조사업체의 객관적 설문조사 형태로 측정한 결과다.

국민권익위 평가는 '발표일로부터 14일 이내 누리집 메인 화면에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한다.

문제는 전남교육청이 청렴도 전국 하위의 오명을 '황금 가지'를 씌운 이미지로 만들어 팝업창에 게시하면서 불거졌다.

종합청렴도는 1등급이 높고 아래로 갈수록 낮은 것인데, 전남도교육청은 이번 청렴도 평가 팝업창에 수상의 영광을 알릴 때 쓰는 황금 가지 이미지를 씌웠다.

청렴도 등급을 처음 접하는 도민들이나 홈페이지 방문자는 전남교육청 청렴도가 높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도교육청은 청렴도 발표 당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내년을 '반부패 청렴의 해'로 선포, 청렴체감도 개선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쇄신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 홈페이지는 외부 업체에 운영을 맡기고 있다. 업체가 팝업창을 제작하면서 관련 내용을 간과한 것 같다"며 "게시 의뢰 후 도교육청 최종 확인 없이 게시되는 구조라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 관련 내용을 확인 즉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교육청이 구체적인 청렴도 평가를 생략한 채 홈페이지에 게시한 권익위 청렴도 평가 결과 팝업.(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2025.12.31

광주시교육청은 청렴도 팝업창을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결과'로만 띄웠다. 홈페이지 접속자가 '자세히 보기 칸'을 눌러야 구체적인 청렴도 평가가 나오는 식이었다.

광주교육청도 지난해에 이어 이번 평가에서 종합청렴도가 4등급을 받았다. 청렴체감도는 5등급에서 한단계 오른 4등급을, 청렴노력도는 3등급을 받아 타 시·도교육청보다 낮았다.

현재 전남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모두 홈페이지 청렴도 결과 팝업창을 수정했다.

교육시민단체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관계자는 "국민 시선을 크게 생각하지 않거나 외부기관의 청렴도 평가보단 '자기 행정'에 치중한다는 평가를 지울 수 없다"면서 "시도교육청의 보다 세심한 행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