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익사 4년 만에…광주 풍영정천 보도교 실시설계 착수

높이 5m·길이 70m…"대형 아파트 사이 적절" 의견 다수

광주 풍영정천 보도교 위치 가안.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광산구가 도심 하천인 풍영정천에 보도교를 설치하기 위한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이곳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생 2명이 숨진 지 4년 만이다.

12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13일 장덕동 풍영정천에 높이 5m, 길이 70m의 보행교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한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호우 등으로 풍영정천 수위가 올라갈 경우 시민들이 건너는 징검다리가 침수돼 교행이 어렵거나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최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는 수완 신안실크밸리 아파트와 세영리첼 아파트 사이가 보도교 위치로 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인근 지역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보행 동선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산구는 해당 위치의 지반 조사 등을 통해 보도교 위치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내년 3월까지 용역을 마치고 7월에는 설계에 돌입한다는 게 광산구 계획이다.

다만 공사 완료 시점은 예산 확보 등의 변수들로 인해 유동적이다.

풍영정천 징검다리에서는 지난 2021년 여름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 2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보행교 설치 민원이 있었지만, 공동관리주체인 광주시와 광산구는 예산 확보 등을 이유로 설치를 미뤄왔다.

사고 이후에는 광주시와 광산구 간 배상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졌고 올해 8월 구상금과 소송 비율을 50%씩 분담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올해 초까지도 보행교 설치에 대해 광주시와 광산구는 신경전을 이어왔다.

당시 광산구 비서실장이었던 차승세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부대변인은 본인 SNS에 "광주시와 광산구가 책임 소재, 예산 책임 공방을 벌이는 시간만 4년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목숨값으로 보행교가 설치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하루빨리 예산 확보와 재원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