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대신 '용' 현수막에…광주 남구청장 지지자들 발끈, 왜?

"현직 단체장 비하한 것" 비판
남구 "불법 현수막 15개 철거 완료"

지난 9월 말 광주 남구 일대에 걸린 현수막의 모습(SNS 갈무리)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병 대신 용'

추석 연휴 광주 남구에 걸린 현수막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 논란이 불거졌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 남구청장 후보로 특정인물을 겨냥한 듯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15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남구 도로변과 아파트 단지 15곳에 '우리 남구는 병이 아닌 용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잇따라 게시됐다.

현수막에는 '병'과 '용' 글자 옆에 각각 소주병과 용 그림이 함께 인쇄됐으며 웃음소리 '하하하'와 함께 '남구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일부 주민들은 현수막이 현직 김병내 남구청장을 겨냥하면서 남구청장 출마설이 도는 특정 인물을 빗댄 풍자라고 보고 있다. 현수막에 적힌 '병'은 현 청장, '용'은 특정 후보의 이름을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김 청장의 지지자로 보이는 인사들이 "3선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을 비하한 것", "지역정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남구는 주민 신고를 받고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해당 현수막을 모두 불법 게시물로 보고 철거했다. 현장 확인 결과 지정게시대가 아닌 가로수 등에 무단으로 부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남구 관계자는 "정치적 판단이나 특정 후보를 겨냥한 대응이 아닌 단순한 불법 광고물 정비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게시자를 추적해 특정될 경우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 남구청장 후보군에는 김병내 현 청장을 비롯해 황경아 전 광주 남구의회 의장, 김용집 전 광주시의회 의장, 하상용 전 빅마트 대표, 박기수 조국혁신당 남구지역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