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친필 유고 지킨 '백영 정병욱 선생 문화제' 열린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자택에 보관하다 세상에 알려
- 서순규 기자
(광양=뉴스1) 서순규 기자 =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켜낸 '백영 정병욱' 선생을 기리는 문화제가 열린다.
16일 전남 광양시에 따르면 백영 정병욱 선생의 고향인 광양시 진월면발전협의회가 26일 오후 2시 달빛나루 종합복지센터 다목적강당에서 '백영 정병욱 선생 문화제'를 개최한다.
정병욱 선생은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자택에 숨겨 보존하다 광복 후 유고 시집 발간을 통해 세상에 알린 인물이다.
문화제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보존·전승한 인물로만 알려져 온 정병욱 선생의 삶과 학문적 업적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고향 후배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결과물이다.
행사는 광양 출신 이연화 명창의 판소리 공연(고수 이영채)으로 문을 열고, 강연과 토론으로 이어진다.
강연 주제는 '백영 정병욱 선생과 우리 문화 예술의 뿌리'다. 이성웅 전 광양시장(정병욱 선생 집안과 광양의 인연), 임주탁 부산대 교수(백영의 학문적 업적),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백영의 풍류와 멋)이 발표를 맡는다.
토론에는 나종년 광양시문화해설사회 회장, 김용찬 순천대 교수, 손태도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장이 참여한다.
정병욱 선생은 일제강점기였던 1922년 경남 남해군 설천면에서 태어났다. 1930년대 부친 남파 정남섭 선생이 전남 광양 진월면 망덕리에 양조장을 차리면서 함께 이주, 섬진강 변의 풍광과 지역 문화에 심취하며 소년기를 보냈다.
부산 동래고보(현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에 진학, 1940년 윤동주와 선후배로 만나 기숙사와 하숙에서 함께 생활했다.
연희전문 선배였던 윤동주는 졸업 기념 시집 발간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정병욱 선생은 그의 한글 시집 원고를 망덕리 자택에 숨겨 보존했다가 광복 후 유고 시집 발간을 통해 세상에 알렸다.
정병욱 선생의 부모가 운영하던 망덕리 양조장 자택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유산 '윤동주 유고보존 정병욱가옥'으로 등록됐다.
정병욱 선생은 윤동주를 세상에 알린 업적으로만 널리 알려졌으나, 학자로서도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부산대·연세대·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며 한국고전문학 연구, 판소리 보존, 민족미학 탐구, 전통예술문화 진흥 등 학문과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업적을 남겼다.
s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