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옆 광주시 사업 비판한 문인 북구청장…침수된 파크골프장은?
문인 청장 SNS에 재검토 요구…북구 조성 골프장 물에 잠겨
내년 광주시장 선거 앞두고 강기정 시장과 신경전 해석도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광주 북구가 집중호우로 인한 상시 침수 위험성을 들어 광주시의 400억 원대 역점사업인 '영산강 익사이팅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자치구가 시의 역점사업에 직접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강기정 현 시장과 문인 북구청장간 신경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영산강 익사이팅존' 사업은 북구 동림동 산동교 인근 고수부지에 2027년 개장을 목표로 아시아문화역사체험관과 야외 물놀이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국비 98억, 시비 318억 등 총 416억 원을 투입해 2만6800㎡ 건축연면적 5000㎡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북구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영산강 수위가 계획홍수위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을 들어 안전성을 문제 삼았다.
용산교와 첨단대교 수위는 각각 25.59m, 22.17m로 기록돼 계획홍수위보다 최대 6m가량 높았다.
북구청이 공개한 폐쇄(CC)TV 영상에서도 같은 날 산동교에 물이 거의 들어찬 모습이 확인됐다.
북구는 "제방 안쪽 고수부지에 3층 건축물을 짓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극한 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상시 운영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는 건축물이 해발 22m 지점에 들어서 계획홍수위(19.24m)를 상회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계획홍수위를 고려해 최대한 고수부지 상단에 배치하고, 침수 시에도 배수와 청소를 통해 빠른 복구가 가능하도록 설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인 북구청장도 SNS에 "영산강 고수부지 사업은 극한 호우에 상시 침수될 수 있다. 시민 안전과 예산 효율성을 고려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실제 북구가 영산강 하천부지에 조성한 '북구종합운동장 파크골프장'은 폭우 당시 잔디와 토사가 유출되며 시설 일부가 파손됐다.
북구는 지난해 6월 1단계로 18홀을 개장했고 같은 해 11월까지 총 36홀 규모로 확장한 바 있다. 총사업비는 13억 원(시비 7억8000만 원, 구비 5억2000만 원)이 투입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파크골프장은 5억 8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비는 5억9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북구 관계자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유사 입지의 위험을 반면교사 삼아 안전성을 다시 따져보자는 문제 제기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시의 역점사업을 자치구가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적 문제 제기와 정치적 셈법이 겹쳐 보인다"는 반응도 나온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서 현 강기정 시장과 문인 북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북구가 제기한 우려를 새겨들어 설계 과정에서 안전성을 강화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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