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불황에 올스톱' 롯데케미칼 여수 사택 재개발 무산되나
경영 악화에 재심의 '답보'…"리스크 감당 쉽지 않아"
- 김동수 기자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석유화학업계 불황 장기화로 전남 여수산단 사택 재개발 추진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16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노후화에 따른 사택 재개발을 위한 도시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계획안은 선원동 사택 15만㎡ 부지를 최고층수 29층, 2600세대 규모 아파트로 개발해 이 중 930세대는 사택으로 나머지 1700세대는 민간에 분양하자는 게 골자다.
시는 같은 해 10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했으나 일부 '불수용' 결정을 내렸다.
사업지구 주변 교통 환경과 주차 문제 등 적절성에 따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롯데 측은 계획안을 재검토하고 있지만, 사실상 재심의 신청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영 악화로 적자가 늘고 있는 데다 일부 공장 가동마저 중단한 상황이라서다.
롯데를 비롯해 여수산단 사택은 LG화학, GS칼텍스, DL케미칼, 남해화학, 한국바스프, KCC 등 총 13곳이다.
이들 사택은 지어진 지 30~40년 정도 됐으며 가장 오래된 사택은 1978년 들어선 대림산업1과 LG화학(안산) 건물이다.
건물이 낡고 오래된 탓에 외벽 페인트가 벗겨지고 주변에는 수풀이 우거졌다. 일부 건물은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방치됐다.
석유화학 산업이 호황이던 시절 지역사회의 '특혜 논란'에 휘말려 백지화됐던 사택 재개발 사업이 이제는 경영 악화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기업, 시민단체 등은 사택 재개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익에 따른 환원, 토지가 상승, 내년 지방선거 등의 변수에 누구 하나 선뜻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단 기업 한 관계자는 "불황 장기화로 구조조정, 사업 재편 등 업계 미래마저 암울한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리스크를 감당하고 사택 재개발 추진할 수 있겠냐"며 "산단 경기가 회복된다면 지역사회와 함께 합리적인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d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