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만에 또 '극한호우'…광주·전남 피해 집계조차 어렵다(종합)

(광주=뉴스1)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기자 = 지난달 17일~20일 쏟아진 괴물 폭우 피해가 아직도 집계 중인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 물 폭탄이 또 떨어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6~7일 집중호우 가능성이 남아 지자체는 피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일 광주·전남에는 200년에 한 번 내릴법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4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누적 강수량은 무안 289.6㎜, 광주 197.9㎜, 담양 197㎜, 곡성 190㎜, 구례 189.5㎜ 등을 기록했다.

1시간 최대 강수량은 무안 142.1㎜, 광주 89.5㎜, 담양 89㎜, 함평 87.5㎜에 달했다.

무안의 8월 평균 강수는 249㎜인데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 반나절 만에 한 달 평균값을 뛰어넘었다.

이는 200년에 한 번 내릴법한 기록적인 폭우로 기상청은 집계했다.

186.7㎜의 비가 내린 광주 역시 8월 평균 강수가 326.4㎜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새 한 달의 절반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1시간 만에 74.8㎜의 비가 내렸던 지난달 19일 시간당 최대 강수(76.2㎜)의 기록을 보름 만에 깨고 3위를 경신했다.

낙뢰도 광주 317회, 전남 1325회 등 하루 만에 1642회 관측됐다. 이 역시 한 달 치를 하루 만에 가뿐히 넘겼다.

밤사이 광주 지역에는 30여 건, 전남지역에는 80여 건의 호우 관련 안전문자가 송출됐다.

광주소방본부에는 1516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는데 소방 당국은 인명구조 14건, 도로 침수 37건, 도로 장애 30건, 건물 침수 79건 등의 안전 조치를 취했다.

광주 지자체는 총 123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역별로는 광산구 72건, 서구 41건, 북구 10건이다. 건물 침수는 47건, 도로 침수는 27건, 단수 32건, 하수 불량 9건, 사면유실 2건 등으로 분류됐다.

홍수특보 등으로 밤새 긴급 대피했던 광주 32세대 41명은 이날 오전 귀가했다.

전남에서는 인명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 5분쯤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하천에서 사람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았다. 대원들은 하천 주변에서 심정지 상태인 60대 남성 A 씨를 발견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A 씨는 끝내 숨졌다. A 씨는 물길을 트기 위한 굴삭기 작업 중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소방은 주택·건물 침수 관련 290건, 도로 장애 80건 등 383건 신고에 대응했다.

함평 천지전통시장은 46개 상가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산사태 경보 등으로 보성·함평·광양·담양·무안·영광·구례에서 150세대 199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낙뢰로 인한 정전은 광주 119건, 전남 410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극한 호우로 인한 후속 피해 집계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7~20일 쏟아진 괴물 폭우 피해 복구 집계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5일까지 앞선 폭우 피해를 집계할 계획이었다.

지난 2일 기준 전남의 공공시설 피해 복구율은 64.8% 수준이었다. 사유시설 복구율은 98.1%였다. 잠정적인 피해액은 967억 2500만 원으로 추산됐는데 전날 폭우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각 지자체는 농업·축산·수산·도로 등 피해 상황을 정밀 조사한 뒤 피해 규모에 따라 자체 복구하거나 재난안전기본법에 의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6~7일 추가 집중호우 가능성이 예보됨에 따라 피해지역에 대한 조속한 응급복구를 서두르고 복구가 어려울 경우엔 임시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복구된 시설도 지속적인 예찰로 2차 피해를 방지할 방침이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