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도심 곳곳서 들개떼 출몰…개물림·로드킬 우려에 불안

마취총·포획틀로도 잡기 쉽지 않아…올해 포획만 287건

전남 여수 도심 곳곳에 출몰한 야생 들개.(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 도심 곳곳에서 들개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30일 여수시에 따르면 국동항 수변공원과 남산공원 일대에서 들개 6~7마리가 무리를 지어 주변을 맴돌고 있다.

들개들은 수년 전부터 이곳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사람을 물거나 해를 끼치는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들개들이 인도와 도로를 돌아다니는 탓에 인명 피해나 로드킬(동물찻길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주민 A 씨는 "아이들과 길을 걷다가 들개를 마주치면 겁부터 난다"며 "뉴스에서 종종 개물림 사고가 나오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예 멀리 떨어져 걷는다"고 말했다.

들개들이 도심을 활보하면서 운전자들도 위협하고 있다.

B 씨는 "개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면서 하마터면 칠 뻔 했다"며 "사고 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 도심에 출몰한 야생 들개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블로우건(입으로 불어 쏘는 마취총) 또는 포획틀 등 장비를 사용해 유기견을 포획하고 있다. 지자체는 공고를 내고 개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기견 보호센터를 통해 입양 또는 분양을 한다.

들개의 경우 야생성과 경계심이 강한 탓에 접근하거나 포획하기가 어려워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취총을 맞추기도 쉽지 않고 곳곳에 포획틀을 설치하더라도 먹이만 빼먹고 달아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여수에서는 개 287마리를 포획했고 이중 입양과 분양 과정을 거쳐 현재 187마리를 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포획틀 안에 먹이가 사리진 것을 보면 누군가가 개들을 위해 먹이만 빼서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하루빨리 개들을 포획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할 경우 동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