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는 '남색'…소득별로 소비쿠폰 색상 달리한 광주시 '황당 행정'
광주시 소득에 따라 '분홍색' '연두색' '남색' 지급
개인정보 감수성 떨어져…뒤늦게 대안 검토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시가 전 국민에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의 액수별로 '카드 색상'을 다르게 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 색상으로 소외계층 해당 여부 등 개인 정보가 구분되기 때문이다.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광주시는 상생카드 교환 지급 등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는 금액에 따라 3종류의 색상 구분을 뒀다.
1인당 18만 원을 지급받는 상위 10%와 일반 시민은 '분홍색 카드'로 사용기관과 18만 원이라는 글자가 적혔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 가족은 '연두색' 색상으로 33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남색' 색상 카드 하단에 43만 원이 명시돼 있다.
말 그대로 지급받은 카드 색상만으로 사용자의 경제적 여건이나 개인정보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비쿠폰 발급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급되는 카드 색상을 달리했다"는 입장이지만,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편의주의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 임 모 씨(53)는 "자녀가 한부모 가정이길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신용카드나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지만 국민을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이 지자체를 거쳐 차별을 드러내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논란이 잇따르자 선불카드를 상생카드로 갈음해 지급하는 방안, 선불카드 표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논란을 큰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 내부 논의를 거쳐 해법과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사업은 이재명 정부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전 시민 대상 소비지원 정책이다. 1차 지급 대상자는 총 139만여 명, 지급 예정액은 약 2770억 원이다.
지급 금액은 대상별로 차등 적용돼 일반시민 18만 원, 차상위·한 부모 33만 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43만 원을 1차로 지급한다. 2차는 상위 10%를 제외한 전 시민에게 1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1차 신청 기간은 7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차 신청은 1차 마감 이후 9월 22일부터 별도 진행한다.
시민들은 신용·체크카드 또는 선불카드 중 지급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신청은 카드사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 카드 연계 은행 영업점에서 할 수 있다. 선불카드는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서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대리인을 통한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는 '찾아가는 신청'도 가능하다.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요청하면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신청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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