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순천 이전 공식화…여수시·시의회 "철회 촉구"

호소문서 "지역민께 송구…전남 동부 방송권역 지키는 역할"

전남 여수시의회는 17일 시의회 현관 앞에서 '여수MBC 이전 계획 중단 및 여수시의 책임있는 공론화'를 촉구하고 나섰다.(여수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여수MBC가 순천 이전을 공식 선언하자 여수시와 시의회가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여수MBC는 17일 호소문을 통해 "지역민들께 먼저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사옥은 돌이킬 수 없게 노후화돼 지속가능성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 단순한 근무 환경의 문제를 넘어 안전까지 우려되는 수준이다"며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 부지를 개발하거나 대체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간 지역에서 전방위로 협조를 구했다"며 "새롭게 설립될 유관기관에 공동 투자하고 일부를 임대해 입주하는 방안까지 타진하고 요청도 해봤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여수MBC는 결국 문화콘텐츠 기회발전특구에 진출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순천시에 입주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경영과 콘텐츠 위기가 심화되고 사옥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주어진 선택지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여수MBC는 "지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특구에 진출하고 방송사를 방송사답게 유지해내고자 하는 것"이라며 "50년 동안 그랬듯 전남 동부 방송권역을 지키며 같은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수시의회와 여수시는 여수MBC가 순천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지역사회 공론화 협의체' 구성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여수MBC가 어떠한 사전 협의 없이 순천 이전을 기습적으로 언급해 지역사회를 혼란과 분노에 빠뜨렸다"며 "여수시의 책임있는 공론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기명 여수시장도 입장문을 내고 "여수MBC는 사옥 이전의 이유로 건물 노후화와 근무환경 열악, 경영난 등을 들고 있지만 타 지자체로 이전이 경영 정상화를 보장하진 않는다"며 "여수MBC 이전 문제에 대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수MBC가 순천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여수시와 시의회가 제안한 '공론화 협의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수MBC 이전 추진 장소는 순천만국가정원 내 국제습지센터 일대로 알려졌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