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광주전남-사건사고]불법·비리·특혜로 얼룩진 한 해

'재발방지·진상규명으로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길'

편집자주 ...2019년이 저물고 있다. 광주와 전남 역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경기침체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역사회 전반은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는 정치 행정 경제 사건 스포츠 등 5개 분야로 나눠 광주‧전남의 올 한 해를 결산했다. [편집자 주]

이용섭 광주시장이 22일 새벽 발생한 북구 두암동 모텔 화재현장을 찾아 소방 관계자들과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광주시 제공)2019.12.22/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2019년 기해년(己亥年) 광주 전남은 굵직한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져 광주시 공무원과 건설사 직원들이 무더기 수사를 받는가 하면 국가 폭력으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사형됐던 여순사건에 대한 재심이 71년만에 열렸다.

안전 불감증과 불법이 만연한 안전 사각지대에서는 광주 클럽 구조물이 붕괴해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한빛원전에서는 열출력 급증사고, 여수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광주 민간공원 특혜 의혹…'적극 행정' vs '권력 남용'

광주시 민간공원특례2단계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광주시청을 압수수색한 후 최종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2019.9.5/뉴스1 ⓒ News1 DB

광주형 일자리와 도시철도 2호선 등 광주시의 숙원 사업을 풀어가던 광주시가 광주 민간공원 특혜 의혹에 공공기관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검찰은 지난 4월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광주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9개월째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광주시가 민간공원 2단계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정보 유출 등 권리남용이 있었는지 등이다.

이에 이용섭 광주시장은 "사업자 변경은 시가 스스로 잘못된 점을 미리 발견해 이를 바로 잡은 '적극 행정'의 결과로, 일각의 '탈락자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데도 시가 이의를 수용했다'는 지적도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며 맞서고 있다.

◇ 여순사건 재심…"민주주의 발전하는 계기 되길"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순사건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유족 및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9.10.21/뉴스1 ⓒ News1 DB

여순사건 71주년을 맞은 올해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이 열리면서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라남도 여수·순천 지역에서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일으킨 반란으로 민간인들이 학살된 사건이다.

지난 23일 검찰이 1948년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군사재판을 통해 사형에 처해진 고(故) 장환봉씨에 대해 무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여순사건 재심 재판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내란 및 포고령 위반의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재심 청구인인 장환봉씨의 딸 장경심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번 재판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고 억울한 분들을 위로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원한다"고 말하며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변론을 종결한 재판부는 내년 1월20일 오후 2시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 '한빛원전 열출력 급증사고'…무면허 직원과 허위보고 난무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본부 앞에서 광주·전남·전북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1호기 제어봉 조작 실패'를 규탄하며 원전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2019.5.22/뉴스1 ⓒ News1 DB

한빛원전에서는 열출력이 급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전 관계자들이 불법을 묵인, 허위 보고하고 보고서를 조작하는 등 총체적 불법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전남 영광 한빛 1호기는 지난 5월10일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중 원자로의 열출력이 사업자의 운영기술 지침서 제한치인 5%를 초과해 18%까지 급증했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12시간이 지난 같은 날 오후 10시2분쯤 원자로를 수동정지했다.

조사 결과 발전소장 등은 한빛 원전 1호기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중인 원자로의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자 재가동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즉시 원자로를 수동정지하지 않았다.

또 원자로 조종사 면허가 없는 직원의 제어봉 조작을 묵인하고 이를 보고받고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허위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관계자들이 사건 발생 직후부터 서로 진술을 맞추거나 변수를 유리하게 조작한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자력안전위의 감독 기능 뿐만 아니라 수사까지 무력화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확인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 36명의 사상자 낸 클럽 사고…불법 난무한 인재(人災)

경찰과 소방 당국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광주 서구의 한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 News1 DB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폐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7월27일에는 외국인 수영선수를 포함한 한국인 36명이 죽거나 다쳤다.

불법 증·개축한 구조물이 무너진 붕괴사고였는데 단순한 사고가 아닌 총체적인 인재로 밝혀져 클럽 업주, 시공업자, 안전관리대행업체 관계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해당 클럽은 불법 증·개축, 불법 시공, 부실 점검 등 총체적 부실이 발견됐고 광주 서구의 특정 조례의 혜택을 받으며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무너진 C클럽의 불법 증축 구조물은 하중 계산이나 구조검토 없이 설계, 무면허 시공업자가 불법 시공을 진행했고 구청에 신고 없이 3차례에 걸쳐 불법 증축 공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공중구조물의 하중은 적정 수준의 9분의 1에 불과했지만, 유지·보수작업은 물론 지자체·소방 등의 안전점검은 형식적으로 이뤄져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광주클럽안전사고수사본부는 업주 등 11명을 검찰에 송치한 후 '광주시 서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와 연관된 공무원 등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조작'…시민사회 충격

여수산단 유해물질 불법배출 범시민대책위원회(여수산단시민대책위원회)가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수산단 기업들의 유해물질 측정값조작과 불법배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처벌을 요구하고 있다.2019.6.13/뉴스1 ⓒ News1 DB

여수산단에서는 대기업들이 조직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환경부는 여수산단 대기업 상당수가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하고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조작한 사실을 적발했다.

검찰은 2015년부터 4년 동안 4곳의 측정대행업체들이 배출사업장 235곳에서 배출량을 축소·조작했고 심지어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이후 해당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가 여수시의회를 방문해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대규모 환경개선 사업을 약속했다. 재판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 기업 관계자들은 무더기로 유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처벌과 별개로 가장 민감한 보상 등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이른바 '아빠 찬스', '삼촌 찬스, '품앗이 면접' 등 전방위적인 채용 비리가 드러났고 고려고에서는 시험문제가 유출돼 학생과 청년들에게 심한 박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계부가 의붓딸의 살해하고 국제PJ파 부두목의 사주를 받은 이들이 50대 사업가를 살해해 시체를 유기한 사건도 있었다.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은 지난 21일에는 광주 모텔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어 방화범이 구속됐다.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본원 행정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옮기고 있다. 2019.10.30/뉴스1 ⓒ News1 DB

beyond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