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첫 공공기관장 회의 주재…"가시방석"(종합)
대대적 물갈이 예고
"철학과 가치 중요"
- 박중재 기자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바꿀 권한을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전임 윤장현 시장이 임명한 시 공공기관장의 교체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대상자들을 바로 앞에 두고 한 발언이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9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7기 공공기관장 첫 회의에는 20개 공공기관장(직무대리, 권한대행 포함)이 참석했다.
전임 윤 시장 시절(민선 6기)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는 이 시장이 처음 주재하는 이 날 회의가 '가시방석'이나 다름 없었다.
민선 7기 출범 직후 정종제 시 행정부시장이 이미 '공공기관장 임기를 보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이 시장은 민선 7기 시정철학과 방향 등을 설명하면서 공공기관장들의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장의 자격 요건으로 △업무에 대한 전문성 △기관을 이끌어 갈 리더십 △민선 7기와 시정철학(방향성) 일치 등 3가지를 꼽으며 회의장에는 조금씩 긴장감이 나돌았다.
이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성'이라며 사실상 자신과 '코드'가 일치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특히 "100m를 10초 이내로 달린다 하더라도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자꾸 오른쪽으로 가면 잘 달리지 못한 것"이라며 철학과 가치가 같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자 일부 공공기관장의 표정은 일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내년 이후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은 그동안 중앙정부, 감사위원회, 관련 부서들의 경영성과,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임기보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이후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은 시 산하 공사·공단(4곳)과 출연기관(18곳) 등 22곳 중 15곳이다. 내년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곳은 광주환경공단 등 7곳, 2020년은 광주도시철공사 등 7곳, 2021년은 (재)5·18기념재단 1곳이다.
이 시장은 "임기직은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선출된 임면권자는 시민권익과 광주의 발전에 적합하지 못한 기관장은 바꿀 권한을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민선 7기와 함께할 수 없는 공공기관장은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한 대목이다.
그는 회의 말미에도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받았으면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되 책임을 함께 져야 할 것"이라며 "부조리나 부패, 정치적 중립행위를 저해하는 행위는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공공기관장은 "가시방석이자 좌불안석이었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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