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공사가 외면한 세월호 추모 이벤트 '기사회생'
15일부터 금남로 YMCA서 '노란 조각배' 추모 이벤트
- 최문선 기자
(광주=뉴스1) 최문선 기자 = 광주도시공사가 반대해 무산됐던 '세월호 2주기' 추모 이벤트가 광주YMCA 덕에 '기사회생'했다.
'광주의 상징'으로 통하는 금남로 전일빌딩 유리창을 활용, 대형 추모 리본을 만들자는 내용의 민간 제안서를 빌딩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가 "건물과 관계 없는 일"이라며 거부하자 YMCA 측이 "우리와 함께 하자"며 손을 내민 것이다.
이에 15일 오후부터 광주 금남로 YMCA 하늘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조각배'가 떠오를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광주지역 광고·기획회사 '애드마이어'는 전일빌딩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 측에 304명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의 '유리창 리본' 제안서를 제출했다. (뉴스1 참고기사 http://news1.kr/articles/?2618987)
'전일빌딩'이 1968년 준공 이후 5·18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 등 광주의 민주함성을 지켜봐온 역사의 현장이니만큼 중요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 믿고 뜻을 전한 것이다.
당초 도시공사 측은 검토를 마친 후 "좋은 취지의 아이디어"라며 이벤트 실행을 허락하는 듯 했지만 불과 몇시간 후 다시 연락해 "법적 문제 때문에 검토를 해야겠다"며 보류시켰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당시 뉴스1과의 통화에서 "4월 초 소규모 보수공사를 해야할 부분도 있고, 세월호와 전일빌딩은 아무 관계가 없어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무산되는 듯 했던 이벤트는 YMCA로 인해 극적으로 살아났다.
이 모든 내용을 보도한 뉴스1 기사를 접한 광주YMCA측이 '애드마이어'측에 "같이 하자"고 직접 연락을 해 온 것.
YMCA측 관계자는 "전일빌딩에서 추모를 한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안될 것 같다는 내용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저희(YMCA)도 세월호 추모를 준비하는 과정이었어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먼저 연락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모이벤트 내용은 전일빌딩 때와는 조금 달라졌다.
전일빌딩 외부 창문이 만들 거대한 노란 리본은 YMCA건물로 옮겨오며 '노란 조각배'로 재탄생했다.
건물 옥상층 난간에 '노란 조각배'가 그려진 현수막이 걸리고, 그 양쪽에 100여개의 헬륨풍선을 매달아 조각배가 하늘에 둥실 떠오르게 된다.
침몰된 세월호가 많은 시민들의 기도와 추모로 '희망'을 안고 높이 날아오른다는 의미가 담겼다.
추모 이벤트 제안자인 박근웅 애드마이어 대표는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봤을 때 다 시한번 세월호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함께 위안이 되는 노란 물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란 조각배'는 15일 오후 설치돼 길게는 19일까지 광주 하늘을 지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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