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군 일병 총기자살 이유는 '암기강요'

자살사건이 일어난 육군 31사단에서는 2011년 10월부터 이번까지 모두 3건의 자살 관련 사건이 발생해 대책마련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

육군 31사단 고위 관계자는 "장흥 해안 소초에서 숨진채 발견된 김모(22) 일병은 선임병의 암기강요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김 일병은 지난 7월 25일 오후 5시55분께 장흥군 회진면 한 해안 소초의 초소에서 K2 소총의 5.56㎜ 보통탄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일병은 근무교대를 위해 선임병과 복귀하던 중 "펜을 두고 왔다"며 홀로 초소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육군 헌병대는 사건이 발생한 부대에서 조사를 벌인 결과 통신 주특기를 가진 김 일병이 선임병으로부터 암기강요를 당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김 일병이 부대생활을 힘들어하는 내용을 남긴 유서를 발견했다.

31사단 고위 관계자는 "김 일병의 선임병들이 주특기, 부대생활에 필요한 사항과 관련된 것들을 암기하도록 다소 과도하게 강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할 수 있는 수위의 '교육'을 넘어 '강요'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K2 소총을 발사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김 일병의 부대에서는 암기강요 이외에도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사건 초기 밝혀지기도 했다.

군 검찰은 헌병대로터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김 일병에게 암기강요가 이뤄진 경위, 또다른 내무부조리 피해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31사단에서는 2011년 12월에도 이모(23) 상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총기자살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다.

또 이 사단에서는 같은해 10월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김모(20) 이병이 외박 중 목을 매 숨지기도 하는 등 자살 관련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김 이병의 자살 이후 직권조사를 실시, 선임병들에 의한 가혹행위와 중대장 등의 부대관리 소홀이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31사단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자에 대한 조치, 인권보장과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권고한 바 있다.

kimh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