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사 실수로 성범죄자 전자발찌 '취소'
광주고법, 기간 없이 준수사항 부과…대법원 '파기'
판사의 실수로 성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판사가 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함께 내린 준수사항이 기본적인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것이다.
법원은 해당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위한 재판을 다시 진행중이어서 법원 스스로 사법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5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창한)의 여자 청소년 성폭행 피고인 김모(32)씨에 대한 항소심을 파기환송했다.
김씨는 여자 청소년 2명을 모텔로 불러내 친구와 번갈아가며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김씨에 대해 원심대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 10년을 내린 바 있다. 이 재판부는 김씨에게 피해자들 및 그 가족의 100m 이내 접근 금지, 보호관찰소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등 2가지 준수사항도 함께 명령했다.
문제는 김씨에게 내려진 '접근 금지'였다. 김씨가 접근 금지를 지켜야 할 구체적인 기간을 재판부가 실수로 빠뜨린 것이다.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전자발찌 부착 명령시 부착기간 범위 내에서 기간을 정해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가 김씨에게 접근 금지 준수사항을 내리려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인 10년 이내의 기간을 설정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재판부가 접근금지 기간을 정하지 않아 김씨가 형기를 마치더라도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 주변에 다가가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뻔 한 셈이다.
결국 광주지법 장흥지원(지원장 송혜영)부터 잘못 내려진 김씨에 대한 판결은 항소심에서도 엉터리 상태를 유지하다가 대법원에서 바로 잡혔다. 재판은 법관 인사이동에 따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다시 진행되고 있다.
광주고법은 재판부의 실수를 인정했다. 김씨에 대한 징역형 처벌에 집중하느라 전자발찌 부착 명령 부분을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것이다.
광주고법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준수사항 내용을 간과(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가 조금 더 주의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kim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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